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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여왕' 등장한 암 치료제가 '3억6천만원'...제약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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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사업부 산도즈 분사 승부수
노바티스 '킴리아' 가격 3억6천만원?
매출 1위 '엔트레스토' 특허만료로 위기
차세대 신약개발 올인 노바티스 승부수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백혈병은 암일까 아닐까? 병 이름에는 암이 빠져 있으니 의학지식이 부족하다면 헷갈릴 수 있는 문제다. 백혈병은 혈액암의 일종이다. 의학적으로 종양(혹)을 형성하는 암을 '고형암', 그렇지 않은 암을 '비고형암'이라 한다. 백혈병이나 혈액암은 종양(혹)을 형성하지 않을 뿐 '비고형암'으로 지정돼 있다.

◆ '눈물의 여왕' 드라마에도 등장한 CAR-T 세포 치료제

'암'이란 이상 세포가 이상 증식하는 것을 총칭한다. 백혈병은 골수가 만들어 낸 정상 혈액세포(적혈구, 백혈구, 혈소판)가 '특정 원인'으로 인해 암세포로 전환, 증식하면서 발생한다. 과거의 암 치료 방식은 주로 화학항암제였다. 하지만 화학항암제는 독성이 강해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게 가장 큰 단점이다.

화학항암제보다 발전된 약물이 바로 면역항암제다. 사람 몸에 원래부터 있던 면역세포가 가장 강력한 암 치료제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사람 몸 속 면역세포(주로 T세포)는 비정상적인 세포가 생기면 공격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24년 4월에 종영된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도 차세대 항암요법으로 주목 받는 CAR-T 세포 치료제가 등장한다. 여주인공으로 나오는 홍해인(배우 김지원)은 머리에 치명적인 종양(혹)이 발견되며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드라마 설정상 여주인공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없었다.

이때 남주인공인 백현우(김수현)가 전 세계에서 임상시험 중인 암 치료제를 다 검색해 가능성 있는 치료제를 발견한다. 결국 여주인공은 독일로 가서 치료를 받는 데 이때 등장하는 게 바로 CAR-T 세포 치료제다. 하지만 드라마와 달리 CAR-T 세포 치료제는 '비고형암'인 혈액암에만 효과가 있다. 아직 '고형암' 치료사례는 없다.

키메라항원수용체(CAR)-T세포는 환자의 면역 능력을 증강시키는 면역 치료제의 일종이다. '키메라'는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머리는 사자, 몸통은 양, 꼬리는 용 모양인 기이한 짐승을 말한다.

CAR-T 세포 치료제 역시 신화에 나오는 키메라처럼 2개 이상의 물질을 합성한다. 암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면역세포)에 특정 암세포를 인식하는 항원 수용체를 인위적으로 합성한 치료제다. 쉽게 말해 T세포(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게 '특별한 안경'과 '무기'를 동시에 주는 것과 같다.

그런데 'CAR-T 세포 치료제' 가격은 어마어마하다. 약 만드는 과정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의약품과 다르게 철저한 환자 개인 맞춤형이다.

CAR-T 세포 치료제를 만드는 과정은 먼저 환자 몸에서 직접 T세포(면역세포)를 추출하는 게 1단계다. 이후 암세포와 결합시킬 수 있게 유전자 변형과 배양과정을 거쳐 다시 환자 몸에 주입하는 2단계 방식을 거친다.

이렇게 주입된 CAR-T 세포 치료제는 혈류를 따라 환자의 몸 속을 돌아다니면서 암세포만 골라서 공격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백혈병 등의 혈액암에는 치료효과가 좋지만 종양(혹)을 형성하는 '고형암' 치료는 어려운 이유다. 

[사진 = 셔터스톡]

◆ 노바티스 '킴리아' 가격이 무려 3억6000만원?

전 세계 최초의 CAR-T 세포 치료제는 2017년에 FDA의 승인을 받은 '노바티스'사의 '킴리아'다. '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성 백혈병(ALL)' 등의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의학용어라 병명부터 상당히 어렵다.

병명을 쪼개서 설명하면 '불응성'은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B세포'는 면역 체계의 일부로 항체를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급성'은 암세포가 빠르게 증식한다는 의미다. '림프성'은 면역체계에 중요한 구성요소인 림프계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임을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백혈병'은 혈액세포를 생성하는 '골수'에서 비정상적인 백혈구가 생성돼 혈액과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 암을 말한다.

기존 치료법으로는 치료가 어려웠던 이 '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성 백혈병'에 '킴리아'를 투여할 경우 약 83%가 치료 효과를 보였다. 그 외에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의 경우 약 50%의 환자에게서 효과가 있었다.

'킴리아'는 FDA 승인 이후 유럽, 일본 등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승인돼 판매되고 있다. '킴리아' 이후로도 5개 회사의 CAR-T 세포 치료제가 추가로 승인됐지만 한국에서 급여 되는 치료제는 '킴리아'가 유일하다.

한국에서 '킴리아'의 가격은 무려 3억6000만원이다. 다행히 급여가 적용되면 환자부담금은 약 600만원으로 줄어든다. 워낙 고가라서 보험급여를 적용 받는 킴리아 투약 환자는 3차 치료를 실패한 중증환자로 제한된다. 거의 마지막 수단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면역항암제가 그렇듯이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건 아니다. 이에 대비해 건강보험공단은 환자별 치료성과를 추적해 치료 실패 시 일정 금액을 제약사가 환급하는 '위험분담 계약'으로 진행한다.

한국에서 '킴리아'를 투약하려면 환자의 T세포(면역세포)를 추출한 뒤 미국 현지로 보내 다시 치료제로 개발해 한국으로 돌아와야 한다. 혁신적인 신약이지만 치료과정 자체가 만만치 않다.

효과가 상당히 좋은 약이지만 부작용도 있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킴리아 치료 후 환자의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이 꼽힌다.

◆ '노바티스'의 역사는

노바티스(Novartis)는 1996년에 스위스의 제약회사인 '산도즈'와 '시바-가이기'의 합병으로 설립된 글로벌 제약 회사다. 다양한 치료 영역에서 혁신적인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2023년 10월에 제네릭(복제약) 분야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산도즈와 다시 분할했다는 점이다. 제네릭 사업은 매출이 높은 데 반해 마진이 낮아 재무제표상 수익성 지표가 낮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

산도즈는 제네릭 외에 첨단 기술이 필요한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복제약)' 점유율도 높은 편이다. 노바티스는 산도즈를 분사한 후 순수 제약기업으로 변신해 앞으로는 혁신 신약개발에만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 '노바티스' 매출 1위 '엔트레스토' 특허만료로 위기

노바티스의 의약품 매출액 원투펀치는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와 건선 치료제 '코센티스'다. 매출액 1위인 '엔트레스토(Entresto)'는 만성 심부전 환자의 심장 질환 위험을 줄여준다. 이 약은 2023년 전 세계 의약품 매출 'TOP 20' 순위에서 마지막인 20위를 차지했다. 

'엔트레스토'는 2023년에 8조1000억원(6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0% 급증한 양호한 수치다. 안타까운 사실은 2025년에 '엔트레스토'의 특허가 만료된다는 사실이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공공보험 메디케어에 적용할 1차 약가 인하 의약품 10개 중에도 '엔트레스토'가 포함됐다. 이래저래 앞으로 마진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매출액 2위는 건선 치료제 '코센티스'다. 2023년 매출액은 6조7000억원(50억달러)로 전년 대비 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쟁사 약물로는 얀센의 '스텔라라'와 애브비의 '스카이리치' 등이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매출액 3위인 만성혈소판감소증 치료제 '프로막타'의 2023년 매출액은 3조1000억원(23억달러)로 9% 성장에 그쳤다.

◆ 노바티스 미래 성장동력은 놀라운 신약 파아프라인

노바티스는 다양한 신약 개발로 주목 받는 글로벌 제약사다. 매출 1-3위 의약품들의 성장은 한계에 다다랐지만 그 공백을 충분히 메우고도 남을 만큼 위력적인 신약 파이프라인이 상당 수 존재한다.

노바티스 매출액 4위는 다발성경화증 치료제인 '케심타'다. 케심타는 2020년에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2023년 매출액은 2조9000억원(22억달러)으로 전년 대비 무려 99% 폭증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 5위는 '키스칼리'다.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 사용되는 표적치료제로 2017년에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2023년 매출액은 2조8000억원(21억달러)으로 전년 대비 69% 급성장했다. 현재 다양한 환자군에서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노바티스 매출액 상위 10개의 의약품 중 2023년에 가장 성장률이 높았던 건 매출액 9위인 '플리빅토'다. 플리빅토는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제'로 2022년에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일명 '방사선 리간드 치료제'다. 쉽게 설명하면 전립선암 세포에 치료 방사선을 전달해 암 세포를 사멸하는 기전이다.

2023년 매출액은 1조3000억원(10억달러)으로 전년 대비 무려 262% 급증했다. '방사선 리간드 치료제'는 암세포를 정밀 타격하는 미래 의학의 첨단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 차세대 신약개발 올인 노바티스 승부수 통한다

아직 신약이라 매출액 상위 10위 안에는 못 들었지만 순위 밖에도 유망한 신약 파이프라인이 즐비하다. 전 세계 최초의 CAR-T 세포 치료제인 '킴리아'도 미래에 상당한 성장이 예상된다. 고지혈증 치료제 '렉비오'도 기대되는 신약이다.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 치료를 위한 최초의 경구용 치료제로 2023년에 FDA 승인을 받은 '파발타'도 유망 약품이다. 또 RNA 방식의 심혈관질환 치료제 '펠라카르센'도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역시 상당히 기대되는 약품 중 하나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CML) 치료제인 '셈블릭스'는 2024년 1분기의 노바티스 IR 행사 때 집중적으로 언급될 만큼 유망한 약품이다. PD-1/PD-L1 면역 관문 치료제 방식이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밖에도 수 많은 신약 파이프라인이 존재하는 게 '노바티스'만의 강점이다.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노바티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계속 증가 중이다. 노바티스의 2023년 매출액은 61조3000억원(454억달러)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3조2000억원(98억달러)으로 23% 급증했다.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장세다.

노바티스는 작년에 제네릭/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주력인 '산도즈'와 분사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이를 통해 신약개발에 집중하는 글로벌 제약회사의 길을 택했다. 미래에 노바티스의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거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라면 노바티스 주식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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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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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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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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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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