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E&S 합병 결의 이어 SK에코플랜트 살리기 나서
투자 전문 회사 SK스퀘어 추가 구조조정 예상 "반도체 중심"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SK그룹의 전방위 사업 재편이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간 합병을 결의한데 이어 SK온, SK트레이딩인터내셔녈, SK엔텀 등 3사간 합병도 의결했다. 배터리 자회사 'SK온 살리기'가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배터리 계열사 SK온에 지난 3년간 시설투자에만 20조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전기차 시장 성장 정체(캐즘)에 SK온은 누적 적자 규모가 2조5000억원대로 불어난 상황이다. SK그룹이 올해 초부터 추진하고 있는 그룹 사업 재편 역시 'SK온 살리기'가 핵심으로 꼽힌다.
성장성은 높지만 당장은 적자를 내는 회사를 현금 창출력이 뛰어난 회사와 결합해 자금난을 해소하고 기업공개(IPO)를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중복 회사간 합병에 이어 투자 전문 회사인 SK스퀘어가 다음 구조조정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 SK이노베이션-E&S 합병 결의 이어 SK에코플랜트 살리기 나서
SK㈜도 18일 이사회를 열고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와 에센코어를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서울 종로구 SK서린 사옥 [사진=뉴스핌 DB] |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은 최근 수 년간 친환경 투자 실패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잇따른 인수합병(M&A) 및 투자로 재무 부담이 커져 지난 3월 말 기준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245.3%를 기록, 위험 수준인 200%를 넘었다. 이에 우량 계열사와 합병을 통해 자금난을 해소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전날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병을 결정했다. 향후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계획대로라면 오는 11월 연 매출 규모는 90조원에 육박하고, 자산 규모는 100조원에 달하는 '에너지 공룡' 기업이 탄생할 전망이다.
◆ 투자 전문 회사 SK스퀘어 추가 구조조정 예상 "반도체 중심"
SK그룹은 향후 중복 투자 해소를 위해 219개에 달하는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추가 조정할 계획이다.
지난 달 말 열린 SK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SK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은 앞으로 중복투자 해소 등을 하는 과정에서 전체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는데 공감하고, 각 사별 내부 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향후 투자 전문회사인 SK스퀘어에 대한 추가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SK스퀘어는 지난 3일 한명진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당시 SK스퀘어는 "반도체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SK스퀘어는 이커머스 자회사 11번가의 매각을 진행 중이며, 장기적으로 토종 앱 마켓인 원스토어의 기업공개(IPO)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 밖에 배터리 분리막 제조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지분 매각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SKIET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달 "SKIET 지분 일부 매각 등 배터리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공시했다.
SK 관계자는 "미래 성장성이 있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투자하던 것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 처럼 미래 경쟁력이 있는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