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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제가 안 때렸으니 처벌 약하게 나온 거예요"…학부모도 학폭 피해자

기사입력 : 2024년07월24일 14:15

최종수정 : 2024년07월24일 15:16

학교 폭력 피해 학부모 98.2% 심리적 고통...경제적 부담도 75.2%
가해 학생, 가벼운 처분 받자 학부모에게 문자로 2차 가해 하기도
사이버 폭력 15.1% 경험, 극단 선택 충동 높아…플랫폼 기업 책임 촉구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김은정(가명) 씨는 2년 전 자녀가 1년 동안 학교 폭력에 노출돼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해 학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은정 씨의 자녀를 조롱하거나 신상을 도용해 불특정 다수의 여학생에게 성적인 질문을 보냈으며, 금품을 갈취하고 구타를 일삼았다.

하지만 학교폭력 심의위원회(학폭심의회)는 가해 학생에게 사회봉사 및 특별교육 수준의 가벼운 처분을 내렸다. 결국 은정 씨의 자녀는 자퇴 후 방 안에 은둔하는 히키코모리 생활을 이어갔고, 우발적인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은정 씨는 자녀의 회복을 위해 생업을 중단해야 했으며, 이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푸른재단에서 열린 2024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피해 학생 학부모가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2024.07.23 leemario@newspim.com

학교 폭력으로 인해 피해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 역시 심적·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등 피해가 상당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학교폭력 예방 전문기관 푸른나무재단은 24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재단 본부에서 '2024 전국 학교 폭력·사이버폭력 실태 조사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푸른나무재단은 1995년 설립돼 2001년부터 매해 전국 단위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초·중·고교생 8590명 및 교사·보호자·학교 전담 경찰관·학교 폭력 현장 전문가·변호사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는 기존 조사 항목에 전국 보호자(학부모) 388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 조사가 처음으로 추가됐다.

해당 조사 결과, 피해 학생의 학부모들 대다수가 학교 폭력으로 정신적 피해뿐 아니라 경제적 부담 역시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학교 폭력으로 심리적·정서적 어려움을 겪는다고 응답한 보호자의 비율은 전체의 98.2%에 육박하며, 경제적 부담을 경험한 비율은 75.2%, 생업에 지장을 경험한 비율은 73.4%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자녀의 학교 폭력 이후 배우자와 갈등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63.3%로 과반을 넘어가고 사회 활동이 위축되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78.8%에 이르는 등 학교 폭력이 학부모의 가정·사회 관계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김미정 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푸른재단에서 열린 2024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2024.07.24 leemario@newspim.com

푸른나무재단은 피해 학생의 학부모 역시도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하며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푸른나무재단의 상담 사례 분석을 살펴보면 긴급 상담에서 보호자의 도움 요청 비율이 80.5%에 달해 피해 학생뿐 아니라 보호자들 역시 학교 폭력의 피해에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났으며, 인식 조사에서는 피해 학생 학부모들 중 44.4%가 자녀를 돕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답했다.

푸른나무재단은 조사 결과와 함께 "보호자들이 학교 폭력 문제로 정서적·제도적·법률적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그럼에도)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례가 상당수"라고 전했다.

피해 학생의 학부모로 기자회견에 선 김은정(가명) 씨는 학교 폭력 피해로 인한 학부모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은정 씨의 증언에 따르면 가해 학생은 1년간 SNS를 통해 은정 씨의 자녀를 상대로 사이버 폭력을 일삼았지만 학폭심의회는 1년간 지속된 사이버 폭력보다 2주간 발생한 신체 폭력 사건을 위주로 심의를 진행했으며, 이마저도 명확한 물증이 없고 피해 학생의 덩치가 가해 학생보다 크다는 이유로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내렸다.

은정 씨는 "나중에 그 아이(가해 학생)으로부터 '어머니 보세요. 제가 (피해 학생을) 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처벌이 이렇게 약하게 나왔다'는 문자가 왔다"며 학부모에 대한 2차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또한 은정 씨는 사이버 폭력이 사회적으로 무겁게 다뤄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은정 씨는 "사이버 폭력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1년간 SNS 상에서 사칭 계정을 만들고 모욕적 언행을 일삼아도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실태 조사 결과 사이버 폭력의 위험성은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이버 폭력을 당한 학생은 전체의 15.1%에 달해 전체 학교 폭력 피해 유형 중 언어 폭력을 제외하면 가장 빈번했다. 또한 사이버 폭력을 경험한 피해 학생 중 45.5%가 극단 선택 및 자해 충동을 경험해 사이버 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집단(34%)에 비해 10%p 이상 높게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박길성 푸른나무재단 이사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푸른재단에서 열린 2024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7.24 leemario@newspim.com

학교 폭력 피해 학부모들은 사이버 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플랫폼 기업에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것으로 나왔다. 푸른나무재단의 학부모 인식 조사에서도 전체의 82.5%가 사이버 폭력에 대해 플랫폼 기업이 사회적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심층 인터뷰에서도 사이버 폭력의 무분별한 확산으로 청소년이 피해를 받고 있으며 플랫폼 기업의 책무 이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박길성 푸른나무재단 이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교 폭력의 98%가 사이버 폭력과 연동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된다"면서 "플랫폼 기업은 자율 규제 범위를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사이버 폭력 예방에 적극 나서야 한다. 플랫폼 기업의 미온적 태도로 인해 사이버 폭력은 교묘한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dos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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