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기자수첩] 불 난 두산에 밸류업 붓기

기사입력 : 2024년08월02일 08:00

최종수정 : 2024년08월06일 07:15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 새우가 고래 삼킨 격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새우가 고래 삼킨 격.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을 가리키는 말이다. 파격적이지만 전례가 없던 일도 아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그룹 내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사업'끼리 모아 신사업 모색과 성과 향상을 일으키겠다는 두산그룹의 설명이 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주주가치 제고가 목적이라더니 정작 소액주주는 배제되고 오너만 '밸류업'됐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두산밥캣이 최근 자사주 소각 발표를 했지만 반응은 미미했다. 

조수빈 산업부 기자

가장 큰 이유는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과정에서 주주와 주주권리에 대한 논의와 소통이 배제됐기 때문이다. 주주보호를 최우선으로 꼽은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에 찬물 붓기라는 강도 높은 비판이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판의 중심엔 두산밥캣 투자자들이 있다. 두산밥캣은 합병비율에 따라 밥캣 주식 1주 당 두산로보틱스 0.63주를 포괄 교환하게 된다.

문제는 양사의 실제 가치 차이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 9조7589억원, 영업이익 1조389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매출 530억원에 영업손실 192억원을 냈다. 2015년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두산밥캣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 주주들은 당장 적자회사의 주주가 되면서 실질적으로 투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합병 과정에는 이러한 주주들을 위한 친절한 설명도 없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같이 사업의 상호 관련성이 적은 회사를 합병하는 과정에서는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필수 정보들이 더 늘어나야 한다. 합병의 목적과 배경, 예상되는 효과와 시너지, 즉 이 합병으로 인해 일반 주주가 어떤 이익과 손해를 얻을 수 있는지 명확히 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올해 4월 공시된 인터내셔널 페이퍼와 DS 스미스의 합병에서는 얻을 수 있는 재무적, 사업적 시너지를 4년 내 최소 5억1400만 달러의 현금 시너지를 제시하며 비용 시너지를 공급망, 중복 사업비, 운영 조달 시너지 등으로 나눠 구체적인 예상 수치를 주주들에게 전달했다.

그에 비하면 "사업 시너지 극대화,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사업구조를 3대 부문으로 재편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실시"한다는 합병 목적이나 두산밥캣의 영업망 활용, 생산시설 활용을 통한 시너지 창출 등을 이루겠다는 두산의 설명은 빈약하게 느껴진다. 

금융감독원도 검토 끝에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두산에너빌리티와의 분할합병, 두산밥캣과의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증권신고서에 '주주들을 위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라'는 취지의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두산이 어떠한 주주 소통안을 들고 올 지 주목된다. 

두산에 대한 시장 반응이 유독 냉혹하다는 시선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는 두산만의 문제는 아니고, 두산이 대표로 매 맞은 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룹에는 이득이나 소액주주에겐 피해로 돌아가는 기업 지배구조 개편은 재계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역사다.  

진정한 의미의 밸류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주주환원', '자사주 매각' 등의 단기적인 정책만 적용한다고 해서 밸류업이 아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한국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이유를 어디서 찾는지도 새겨 들어야 한다. 영국의 의결권 자문사 '스퀘어웰파트너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재벌 총수 일가의 지나친 지배력과 국민연금기금의 비합리적 의사 결정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두산그룹의 사안에 정치권도 적극 움직이고 있다. 상장사 합병비율을 주가가 아닌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기준으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들고 나오는 등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사회'의 역할을 강조한 '부스트업 프로그램'을 들고 나왔다. 

이사회의 근간이 오너에 달려 있는 한국형 지배구조에서 부스트업 프로그램이 어떠한 효과를 가져올 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글로벌 동향에 맞게 이사회의 중요도를 끌어올리고자 하는 방향은 옳게 보인다. 

두산을 필두로 재계에 밸류업의 불이 다시 지펴지고 있다. 밸류업이든 부스트업이든 이름은 상관없다.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연료가 될 지, 찬물이 될 지 주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점만 알면 된다. 

beans@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위례과천선 광역철도 민자적격성 통과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경기 과천시와 서울 강남구, 송파구 일원을 연결하는 위례과천선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국토교통부는 위례과천 광역철도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7일 밝혔다. 위례과천선은 서쪽으로는 정부과천청사, 동쪽으로는 송파구 법조타운과 위례신도시를 연결하고 북쪽으로는 강남구 압구정까지 연결하는 총 연장 28.25km의 광역철도 사업으로 민간투자방식으로 지어진다.  위례과천선 노선도안 [자료=국토부] ※노선 미확정 위례과천선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후 2021년 12월 '대우건설 컨소시엄'에서 국토부에 최초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제안서 검토 및 지자체 협의과정을 거쳐 2022년 9월 민자적격성 조사에 착수했다. 민자적격성 조사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 급등, 양재첨단물류단지 개발 등 여건 변화가 발생했고 경제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사업계획 보완을 거쳐 올해 11월 최종적으로 사업의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본 사업 영향권에 있는 9개 공공주택지구에 총 8만6000명 규모의 입주가 예정돼 있어 신규 철도노선을 통해 선제적으로 교통난을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입주 예정 지구는 과천주암 공공지원주택지구, 서울강남 공공주택지구 등이다. 다만 노선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세부노선 및 역사는 실시협약 체결 시 확정‧공개할 방침이다.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내년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하고 제3자 제안 공고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협상까지 착수하는 것을 목표로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2024-11-07 17:36
사진
의왕 오전왕곡, 1.4만 가구 들어선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2029년 개통예정인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그리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연계되는 경기 의왕시 오전동, 왕곡동 일대에 약 1만4000가구가 들어선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발표한 '주택 공급 방안' 후속 조치로 의왕 오전왕곡지구가 신규 택지 후보지로 선정됐다. 오전왕곡지구는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왕곡동에 걸쳐 있고 187만㎡(57만평)에 1만4000가구가 들어선다. 의왕 오전왕곡은 경수대로·과천-봉담 간 도시 고속화 도로에 연접한 부지로 산업 기능 유치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난개발 방지를 위한 계획적 개발이 요구되는 곳이다. 특히 지구 내 친수 공간이 풍부해 정주 환경이 우수하고 인접한 과천지식정보타운 등과 연계한 의료·바이오 산업 유치에 유리해 자족 기능 확보를 통한 수도권 남부의 새로운 직주 근접 생활 공간 조성이 전망된다. 의왕 오전왕곡은 서울시 경계에서 약 10㎞ 남측, 의왕 IC 인근으로 인접 지역에 의왕·군포·안산 신도시, 의왕고천지구, 의왕백운밸리 등이 위치하고 있다. 과천~봉담 도시 고속화 도로, 경수대로(국도 1호선)가 인접하고 있으며 의왕시청역(가칭) (동탄~인덕원선, 2029년 개통 예정)이 700m 거리에 위치한다. 현재 도시철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오전왕곡지구는 주변에 형성되는 3개 광역철도와의 연계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국토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인덕원-동탄선과의 연계 강화를 통해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접근이 가능하도록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GTX-C 노선 연계성, 인덕원~동탄선 접근성 강화 등 철도 교통 접근성을 향상시킨다. 이와 함께 대상지 북측으로 월곶~판교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현재 주거단지로 바뀐 백운호수 일대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될 전망이다.  현 과천-봉담 고속화 도로와 경수대로(국도 1호선)의 연결 및 주변 도로 확충을 통해 서울 등 지역 간 접근성 개선 및 교통량 분산도 추진한다. 의왕 TG 광역버스 정류장을 활용한 광역 대중교통 환승 체계 개선과 오전동과 왕곡동으로 분리된 사업 지구 간 도로 연결 체계를 구축해 지구 간 단절을 해소하고 단일 생활권으로 조성한다. min72@newspim.com 2024-11-05 15: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