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브랜드 판매량 급감, 中 전기차 판매량은 급증
1~5월 판매량 상위 10개 브랜드 중 6개가 中 브랜드, 점유율 80% 이상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태국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과 중국 양국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 브랜드들의 판매는 감소 중인 반면 중국 업체들의 판매량은 늘어나면서 중국 기업들의 우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중국 제일재경(第一財經)이 5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올해 1~5월 도요타와 이스즈·혼다·미쓰비시 등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의 태국 판매량은 감소했다. 특히 이스즈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6.9% 감소하면서 일본 브랜드 중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혼다는 내년부터 태국 공장 두 곳 중 한 곳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인도로의 수출이 감소한 것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비야디·광저우자동차 아이온·선란(深蓝)·네타 등 중국 기업의 신에너지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최대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은 동남아시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아시아의 디트로이트'로도 불린다. 지리적 이점과 성숙한 자동차 산업 육성 정책·정부 보조금 등을 기반으로 도요타와 미쓰비시 등 일본 기업들은 1960년대부터 태국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했고, 이후 오랜 기간 태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의 60%를 차지해 왔다.
그러나 신에너지자동차의 등장으로 태국 자동차 업계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태국 경제의 부진으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크게 줄었지만 전기차 판매량은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부상하면서 일본 브랜드들을 위협하고 있다.
태국 시장에는 현재 비야디·창청·상하이자동차·아이온·네타·치루이 등 6개 중국 업체가 진출해 있고, 올해 3개 기업이 추가로 진출할 예정이다.
이들 태국 시장 진출 기업들은 대부분 태국에 공장을 건설했거나 건설 중이다. 아이온은 지난달 태국 공장을 완공하고 연간 약 5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정식 가동했다.
같은 달 비야디의 태국 공장도 완공돼 정식 생산에 돌입했다.
매체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태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3.8% 감소한 26만 대에 그쳤다.
다만 같은 기간 태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3만 1851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1% 증가했고,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태국 내 전기차 판매량 상위 10개 중 6개를 차지하며 8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했다.
또 다른 자료에서는 태국에서 판매된 신차 중 일본 차 비중이 2022년의 86%에서 2023년 75%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야디·창청·상하이자동차 등 중국 전기차가 점유율을 크게 늘리면서 지난해 태국 내 전기차 판매의 85%를 차지했다.
일본 기업과 중국 기업들 간의 점유율 경쟁은 가격 경쟁으로 이어졌다. 중국 전기차의 영향력을 인지한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가격 할인에 나섰고, 올해 2월부터는 비야디를 선두로 중국 업체들까지 가격 할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네타 태국 법인의 슈강즈(舒剛志) 총경리는 "태국 소비자들은 가격에 매우 민감하고, 예산에 맞춰 자동차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보급형 모델 위주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고, 이로 인해 입문형 모델이 태국 내 일본 브랜드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태국 정부는 중국 자동차 업계에 태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의 부품 중 최소 40%를 현지에서 조달할 것을 요청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잇달아 태국에 생산라인을 건립하고 있는 가운데, 자국 자동차 공급망 지원에 나선 것이다.
태국 산업부는 최근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GAC) 산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온(Aion)과 태국 현지 부품 40% 이상 사용에 대해 합의했고, 태국 정부는 이를 기준으로 다른 중국 전기차 업체에도 태국산 부품 최소 40% 사용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4일 준공된 비야디 태국 공장에서 비야디의 800만 대째 차량이 출고되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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