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5일(현지 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 세계를 강타한 '불황의 공포'를 피해가진 못했지만, 일본과 한국 등에 비해선 낙폭이 작은 편이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 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10.80포인트(2.17%) 하락한 487.05에 장을 마쳤다. 이날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범유럽 지수는 3거래일 기준으로 지난 2022년 6월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장중 479.83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322.22포인트(1.82%) 떨어진 1만7339.00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02.81포인트(1.42%) 하락한 7148.99으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도 166.48포인트(2.04%) 내린 8008.23에 장을 마쳤다.
파리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럽 투자자들은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불안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유로스톡스 변동성지수는 이날 5.7포인트 상승한 30.36을 기록, 지난 2023년 3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다만, 미국의 7월 서비스업 경기가 반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에게 약간의 안도감을 줬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에서 곧 기준금리 인하 소식이 들릴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런던증권거래소(LSEG) 데이터에 따르면 다음달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내릴 확률을 78%, 유럽중앙은행(ECB)이 올 들어 두 번째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을 88%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독일의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5를 기록해 전달(53.1)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이 결과에 대해 유럽 최대 경제인 독일의 성장세가 약해지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로 해석했다.
이날 유럽의 모든 섹터들이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에너지와 유틸리티 업종이 각각 3.46%, 3.56% 하락해 낙폭이 두드러졌다. 특히 국제 유가 하락으로 타격을 입은 에너지 업종은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온라인 거래 플랫폼 트레이드네이션의 데이비드 모리슨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주식 거래자들은 이미 글로벌 수요 성장 전망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과 유럽의 경제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진다면, 석유와 기타 에너지 제품에 대한 수요는 더욱 약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외에 은행 섹터도 2.34% 하락해 4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술과 화학 섹터는 각각 1% 정도 떨어졌지만, 다른 섹터에 비해 타격이 적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는 모습이었다.
특징주로는 유럽 최대 구리 제련소인 아우루비스(Aurubis)가 세전 이익 감소로 12% 폭락했다. 반면, 스위스 제약업체 갈더마는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인 프랑스의 로레알이 갈더마의 지분 10%를 인수할 것이라고 발표한 이후 1.3%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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