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 이슬람협력기구 긴급회의서도 아랍권 지지 호소할 듯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이란 정부가 5일(현지 시간) 테헤란에 있는 외국 대사들을 불러 이란 수도에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한 이스라엘에 대해 처벌을 가하는 것은 '도덕적 의무'임을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 중동 국가들이 확전을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보복을 감행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란은 또 오는 7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리는 이슬람협력기구(OIC) 긴급회의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강조하면서 아랍권의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이란 시민들이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장례 차량이 이동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이날 테헤란 외교부 청사에 각국 대사를 불러 이란의 강경한 입장을 설명했다. 알리 바게리 카니 외교장관 대행은 "우리 모두는 팔레스타인 국가에 대한 점령과 강제 이주, 대량 학살에 침묵해서는 안되는 도덕적 의무와 책임이 있다"며 악과 불의에 대한 무관심과 회유는 도덕적 태만이며 악의 확산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이는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법적·도덕적 정당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나세르 칸아니도 주간 브리핑에서 "이란은 지역 안정을 추구하지만 이는 침략자를 처벌하고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모험주의에 대한 억지력을 만들어야 가능하다"며 "국제사회는 침략자 처벌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린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지만 침략자에 대한 처벌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도 이란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는 이미 '악의 축'과 여러 전쟁을 치르고 있다"면서 "우리를 향한 어떤 공격 행위에도 무거운 대가를 물릴 것"이라고 말했다. 요아브 갈란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공군 지하 벙커를 찾아 "(이란이 공격해 올 경우) 공격으로 신속하게 전환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르게이 쇼이구 안보서기가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이 이날 테헤란에 도착했다고 이란 타스님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쇼이구 서기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을 비롯,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알리 아크바르 아마디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 등을 만나 대이스라엘 보복과 관련된 현안을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ihjang6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