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실망감, 일시적 요인 때문"
약국 판로 개척 등 영업인력 개편
"DME 상실은 유감, 기회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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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폭락한 미국 지속혈당측정기 제조·판매회사 덱스콤(종목코드: DXCM)에 대해 저가매수세가 몰리는 양상이다. 비만약의 열풍에 따라 혈당측정기 수요 감소가 염려되는 상황에서 저조한 결산을 발표한 가운데 비만약 우려가 과장된 측면이 있고 실적 부진도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영향이 컸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월가는 50%대의 반등을 점친다.
1. 주가
덱스콤의 주가는 현재 70.32달러(1일 종가)로 올해 들어 43% 하락 중이다. 올해 4월 140.45달러에서 연중 고점을 찍고 완만한 하락세를 그리다가 지난달 25일 2분기 실적이 공개되고 나서 낙폭이 급히 확대됐다. 당월 25일 종가 107.85달러 대비 현재까지 낙폭은 35%다. 비만약 우려가 투자심리에 전반적으로 하중이 된 가운데 2분기 결산 부진이 결정타가 됐다.
덱스콤 주가 5년 추이 [자료=코이핀] |
2분기 결산은 월가 기대치를 밑돌았을 뿐 아니라 함께 공개된 연간 매출액 전망치도 하향돼 투자자들에게 이른바 '쇼크'를 발표가 됐다. 매출액은 10억400만달러로 전년비 15% 증가했지만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10억3700만달러에 미달했고 올해 연간 매출액 전망치는 종전 42억~43억5000만달러에서 40억~40억5000만달러로 하향했다.
경영진은 매출 부진과 전망치 하향의 원인으로 영업인력 재편에 따른 일시적 영향을 언급했지만 투자자 사이에서는 비만약 처방 증가가 결국 잠재 수요군을 줄여 판로 확대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비관론이 증폭했다. 비만약으로 쓰이는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종래 제2형 당뇨병 환자에 널리 사용됐으나 비만약으로도 출시가 되면서 잠재적인 당뇨병 환자군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뇨병은 크게 제1형과 제2형으로 나뉜다. 제1형은 신체 면역체계가 췌장의 인슐린 생성 베타세포를 공격해 파괴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이로 인해 인슐린을 거의 또는 전혀 생산하지 못한다. 제2형은 주로 성인기 발병하는데 인슐린 저항성에 의해 발생한다. 신체가 인슐린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하게 될 때 생긴다.
덱스콤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덱스콤] |
인슐린은 혈액 내 포도당을 세포로 이동시켜 세포가 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호르몬이다. 다시 말해 포도당의 세포 내 흡수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데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저항성이 있는 경우 포도당이 세포로 이동하지 못하고 혈액에 남아 혈당 수치가 올라가게 된다. 체지방, 특히 복부 지방 증가 등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2. 월가 반응
실적 부진에 대한 월가의 반응은 경영진 설명에 '손'을 들어주는 듯하다. 원래 덱스콤의 주력 판매망은 의료기기 제조사와 최종소비자(병원 등 의료기관이나 환자)를 중개하는 DME(Durable Medical Equipment) 업체다. 그러다가 약국이 환자들이 더 편리하게 자사의 지속혈당측정기(CGM; 24시간 내내 혈당 수치 측정)에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이라고 판단해 영업조직을 재편했다. 고객 저변을 넓히기 위한 장기성장 전략의 일환에서다.
노보노르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 [사진=블룸버그통신] |
병원 의사와도 관계 강화에 나섰다. 전반적으로 영업인력 재편의 배경에는 DME을 거쳐 판매하기보다 직접 판매망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깔렸던 셈이다. 다만 영업인력이 재편되면서 종래 병원담당 인력마저 변경돼 소통 차질이 발생했고 약국 판매망 구축 시도에 따라 DME에서의 점유율이 줄었다. 실적 부진이 판매전략 변화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차질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에 일단 무게가 실린다.
다만 DME 점유율을 잃은 점에 대해서는 평가가 차갑다. DME 판매가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DME 업체들은 일단 이미 체계화된 유통망을 가지고 있고 보험 전문 지식도 있어 환자가 보험 혜택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는 덱스콤 판매를 촉진한다. 또 기기 사용법 교육도 지원해 만족도를 높여 재구매로 이어지는 역할을 한다. 비용 면에서 직접 판매망을 구축하는 것보다 더 나을 수 있다.
일단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2분기 실적 부진을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차후 전개 상황에 대해서는 낙관적으로 보는 기류(그 이유는 후술)가 읽힌다. JP모간은 실적 부진에 대해 "자업자득"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시장의 성장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덱스콤의 잠재시장 규모는 상당하다"며 "장기적 기회는 여전하다"고 했다.
▶②편에서 계속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