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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역주행' 운전자 처벌은 금고 5년 이하?…'교특법 개정' 의견 분분

기사입력 : 2024년08월21일 16:26

최종수정 : 2024년08월21일 16:26

"현행법, 시민사회 여론·인식 기대 못 미쳐"
"법개정보단 선고형 높이거나 피해자 보상 집중"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가 교통사고처리특례법(교특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그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놓고 법조계 의견이 분분하다.

인명 피해가 클 경우 형량을 높이는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현실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법조계 안팎에선 최대 금고 5년형이라는 교특법 처벌수위가 사회적 법감정에 못 미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일각에선 고의범이 아닌 과실범에 대한 처벌이란 점에서 현행법 개정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시청역 역주행 참사' 운전자 차모(68) 씨가 30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7.30 leemario@newspim.com

지난 20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김태헌 부장검사)는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 차모 씨(68)를 교특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차씨는 지난달 1일 오후 9시 26분께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차량을 몰던 중 역주행 후 인도와 횡단보도로 돌진해 인명 피해를 낸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총 9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검찰은 이 사건을 계기로 교특법에 다중 인명 피해 범죄에 대한 가중처벌 조항이 도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행법에는 다수의 생명침해 범죄에 대해 가중처벌 조항이 없다. 이에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이번 사고의 경우에도 가해자의 법정형은 금고 5년(경합범 가중시 7년6개월) 이하일 것으로 관측이 나온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국민적 여론이나 사회적 인식에 맞춰 현행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또한 과실범이라 할지라도 다수 인명 피해가 있을 경우 형량을 높이는 입법 보완도 논의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경일 변호사(법무법인 엘엔엘)는 "현행법 제정 당시에는 이번 시청역 역주행 사건처럼 교통사고로 다수 인명피해가 발생되는 상황을 생각지 못했을 수 있다"며 "특히, 과거에 비해 현대 사회에선 생명 존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 예전에 정해진 법들이 시민 사회 인식과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짚었다.

윤원섭 변호사(법무법인 율원)는 "차씨의 경우 상상적 경합 관계에 따라 교특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되기 때문에 금고 5년 이하 형으로 처벌될 것"이라며 "시청역 역주행 사건의 경우 너무 많은 인원이 사망한 특이 사례다. 이같이 다중 인명 피해가 있을 경우 형량을 높이는 입법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고 5년 이하라는 형량은 과실범으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만일 고의로 사고를 냈다면 살인범으로서 그런 경우 살인죄로 처벌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과실범 규정 처벌은 5년 이하, 합의를 본다면 집행유예가 나오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다수 인명 피해에 대한 처벌 수위가 너무 약하다고 국민 여론이 지속적으로 모아진다면 법정형을 현행 5년 이하에서 10년 이하 등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추후 논의될 필요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7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역주행 교통사고 현장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4.07.07 leehs@newspim.com

한편, 일각에선 과실범의 경우 법정형을 무작정 상향하기보단 그 이외 보완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검사 출신 서아람 변호사(법률사무소 SC)는 "고의범이 아니라 과실범의 경우 금고 5년 이하라는 법정형이 특별히 낮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형법에서 처벌하는 과실 범죄가 과실치사상죄, 과실교통방해죄, 과실폭발성물건파열죄, 실화죄, 장물죄 등인데 교특법위반죄와 비교하면 법정형이 더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짚었다.

이어 서 변호사는 "교특법 법정형을 무조건 상향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선고형을 높여 국민의 법감정과 일치시키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며 "가해자들의 처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피해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 부분인데, 우리나라 민사소송에서 손해배상액의 인정범위가 외국에 비해 너무 작은 편이라 징벌적 손해배상 등의 도입도 검토해보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seo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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