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학 만점자, 의대 정원 수준
영어 1등급 비율 10.94%, 상위권 변별 상실
냉·온탕 오가며 수험생 혼란 불가피
올해 수능 난이도 조정 불가피 전망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올해 의대 진학을 위해 재수를 선택한 A씨. 9월 모의평가 국어와 수학영역에서 각각 1문제를 틀렸지만, 2등급을 받았다. 9월 모의평가가 너무 쉽게 출제되면서 의대 모집 정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동점자가 속출하면서 시험 전략 재검검에 나섰다.
의대 정원 확대 방침 속에서 치러지며 관심을 받았던 9월 모의평가 너무 쉽게 출제되면서 수험생이 혼란을 겪고 있다. 너무 어렵게 출제된 6월 모의평가와는 다르게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바뀌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난이도 조절에 비상이 걸렸다.
난이도가 널을 뛰면서 어느 수준으로 시험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한 수험생이 속출하는 분위기다. 실제 수능은 아니지만, 의대 정원 수준의 만점자가 나오면서 난도를 높여 학습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시행일인 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목고등학교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024.09.04 photo@newspim.com |
1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자료를 분석하면 표준점수 최고점 동점자는 국어 영역이 4478명, 수학영역은 4736명으로 추정된다. 너무 어려웠던 지난 6월 모의평가와는 다르게 9월 모의평가는 너무 쉽게 출제됐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29점으로 지난해 9월 모평 대비 13점, 수능 대비 21점이 하락해 전년도 수능에 비해 난도가 크게 하락했다.
만점자 인원 및 비율은 전년도보다 크게 늘면서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인 4485명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국어에서 만점을 받아도 최상위권 변별력은 사실상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36점으로 통합 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 이후 가장 쉬웠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136점으로 동점자가 135명이었지만, 135점은 4601명으로 만점자 추정 인원이 2구간대에서 4736명(누적)으로 집계됐다.
국어에 이어 수학 만점자가 4736명으로 의대 모집 정원인 4485명을 넘어섰다. 문항 배점에 따라 다르지만,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 영역의 1등급 비율도 10.94%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1등급 인원은 4만2212명으로 상위권 변별력을 측정할 수 없는 수준으로 평가됐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열린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에 앞서 수험생들이 시험준비를 하고 있다. 2024.09.04 photo@newspim.com |
자연계 수험생의 과학탐구 선택 비율도 줄었다. '사회+과학탐구' 응시자는 4만2373명으로 선택형 수능 시행 이후 가장 많았다. 이과를 지망하는 수험생 중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이른바 '사탐런'의 영향을 받았다는 지적이다.
과학탐구에서는 물리I 표준점수 최고점이 62점, 표준점수 최고점 만점자는 6788명이었다. 응시자 대비 13.7%가 만점자인 셈이다. 만점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상위권 변별력을 상실했다는 반응도 있다.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난이도에 수험생들은 혼란에 빠진 분위기다.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표준점수 최고점 동점자는 83명에, 지난해 수능에서는 64명에 불과했다. 영어 1등급 비율은 1.47%로 '매우' 어려운 시험이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9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수능이 출제될 경우 최상위권에서는 변별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수험생 입장에서는 9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학습을 조절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위권 변별력이 사실상 제로 수준"이라며 "본수능 난이도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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