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추위로 거취 결정' 업권 예상 벗어나
조병규 행장 비롯 카드·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 CEO 대상
박장근·유도현 부행장 등 하마평…우리금융 "확인 불가"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우리금융그룹이 자회사임원추천위원회(자추위) 대신 '최고경영자 육성프로그램' 가동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후보들에 관해 논의하는 프로그램으로, 조병규 행장 등 현직 CEO들도 후보군에 포함돼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날 '최고경영자 육성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이사회와 CEO 후보군 교류, 역량 개발이라는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날 '최고경영자 육성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사진=우리은행] |
CEO 후보군에는 우리은행·카드·캐피탈·투자증권 등 주요 계열사 CEO도 포함된다. 우리금융은 향후 매년 이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장기적인 승계 프로세스를 만들어 CEO 선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CEO 선출을 앞두고 몇 차례 자추위를 열어 자회사 대표를 선임하던 관행을 깬 것이다. 우리금융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후보군을 두고 관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우리금융은 본부장급 임원 중 2~3년 차부터 리더로서의 역량을 갖추도록 연수를 받게 하는 등 후보군을 관리해 왔다. 조 행장 역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로 재직하던 지난해 5월 새로운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거쳐 행장으로 선출된 바 있다.
한편 우리금융은 지난달 26일 비공개 간담회에서 자추위 운영 계획 등을 논의한 것을 시작으로 차기 자회사 CEO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올해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사장단은 조 행장과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대표 ▲최동수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 ▲이중호 우리신용정보 대표 ▲김정록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등 7명이다.
이중 올해 상반기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에 대한 부당대출 사고로 몸살을 앓았던 조 행장의 거취가 가장 관심사다. 우리은행에서는 지난 6월 경남 지역 영업점 100억원대 횡령사고, 지난 7월 55억원 규모의 오피스텔 분양대금 대출 사고 등 금융사고가 잇달아 터져 조 행장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실적 측면에서는 올해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초과 달성하는 등 준수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점이 변수다. 조 행장은 1992년 상업은행 입행 뒤 줄곧 우리은행에서 기업영업을 맡아왔는데, 이 같은 경력도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목표로 삼고 있는 우리금융 기조와 맞닿아 있다.
금융당국의 시선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임원회의에서 우리은행 금융사고를 거론하며 "우리금융의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 수준이 현 경영진이 추진 중인 외형확장 중심의 경영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지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라고 발언했다. 우리금융이 이날 자추위를 열 것으로 예상됐던 시점에서 나온 메시지인 만큼 사실상 조 행장의 연임 반대 의견을 밝힌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조 행장을 대신할 후보로는 박장근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유도현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해당 인물들이 후보군인지 확인이 어렵고 오늘 롱리스트 확정 여부도 미지수"라고 했다.
jane9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