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40년 만에 착공...사업 가시화
개발 기대감에 주변 집값 연초 대비 1억 넘게 상승
HDC현대개발산업 본사 이전에 상권 활성화 기대감도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 강북권 지역 주민들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인 광운대역세권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사업지 주변 집값에 훈풍이 불고 있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은 사업비 4조5000억원 규모인 초대형 사업이다. 화물 수송을 담당하던 낡은 물류 부지가 현대식 상업업무·복합시설로 탈바꿈해 주거환경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택 매수심리가 한풀 꺾인 악화된 시장 상황에서도 거래되는 가격은 올해 최고가 수준에서 손바뀜되고 있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광운대역세권 개발의 수혜가 기대되는 노원구 월계동 일대 아파트가 연초 대비 1억원 넘게 상승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월계동 '한진한화그랑빌'(3003가구) 전용 114㎡는 지난달 9층이 10억9000만원에 거래돼 전달 거래가 9억3000만원 대비 최고 1억6000만언 상승했다.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중층 기준 매도호가는 11억~12억원선이다. 2002년 준공돼 입주 22년 차에 접어든 단지로 3년전 최고가 12억8500만원을 기록한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연초에도 9억5000만원 안팎에서 지지부진하던 실거래가가 연말을 앞두고 11억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광운대역세권 개발 조감도 [사진=서울시] |
'월계센트럴아이파크'(859가구) 전용 59㎡는 이달 24층이 8억7000만원에 거래돼 연중 최고가를 찍었다. 이 단지도 2022년 10억1000만원을 최고가를 정점으로 하향 조정됐다. 연초 7억4500만원까지 하락했던 가격이 9개월 새 1억원 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동신 아파트'(864가구) 전용 93㎡는 이달 설거래가가 연초 6억2000만원 대비 5000만만원 뛴 6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5억원 초반에 거래되던 전용 71㎡는 이달 6억원을 찍었다. 매도호가는 6억5000만~6억6000만원 정도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한 상황에서도 상승 거래가 이뤄진 것은 광운대역세권 개발의 사업 가시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강북 일대 주민들의 40년 숙원인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광운대역 내 물류 부지를 포함한 15만6581㎡에 3000여가구 아파트와 고급 호텔, 쇼핑몰, 오피스 등을 조성하는 복합사업이다. 지난 25일 부지 내 광장에서 착공식을 마치고 본격적인 조성 공사에 들어갔다. 사업비 4조5000억원을 투입해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사업 시행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본사를 기존 용산에서 광운대역세권으로 이전하기로 해 부지 개발뿐 아니라 지역 상권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에는 18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서울시와 노원구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시는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지난 3월 발표한 '강북 전성시대' 계획의 핵심사업으로 꼽고, 강남·북 간 발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상징적 사업으로 분류했다. 구는 순조로운 사업 진행을 위해 행정적 지원을 약속했고, 광운대역세권 개발의 시너지 확대를 위해 경춘선 숲길 870m 구간 연장, 동서연결도로 개설 및 보행육교 신설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월계동 주변 A공인중개소 대표는 "사업비 4조원이 넘는 광운대역세권 개발 사업이 추진 40년 만에 본궤도에 오르면서 외지인 투자문의가 많이 늘었다"며 "정부의 대출규제 이후 거래가 감소하긴 했으나 광운대역세권 개발의 완공 시점에 다가올수록 수혜 단지의 가치는 현재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