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0년물 4개월내 최고치, 국내 금리도 상승세
채권 금리 높아지며 연말부터 대출금리 영향 전망
한미 금융당국, 기준금리 인하 기조는 계속 유지
전문가 "일시적 충격 후 중장기 금융전략 제시해야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채권 금리 상승으로 국내 채권 금리도 높아지며 연말부터 대출금리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시적 변동성과는 별개로 양국 금융당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는 변화가 없는만큼 중장기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현지시간 6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국내외 기관들은 지난 9월 FOMC 정례회의서 50bp(1bp=0.01%)를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연준이 이번에는 4.50~4.75%로 25bp를 내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4.11.07 peterbreak22@newspim.com |
반면 트럼프 당선으로 12월 FOMC부터는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가 대선공약으로 내건 정책들을 고려하면 인플레이션 위험이 매우 높아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지난 10월 인하로 3.25%로 결정된 국내 기준금리 역시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를 고려해야 하는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연준의 결정이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양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1.75%p다. 또한 이미 트럼프 당선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어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경우 강달러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이유로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조절되면 대출금리 역시 현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채권이나 환율 변동을 감안할 때, 일시적이라도 연말에는 오히려 대출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가 당선된 6일 뉴욕 채권 시장 오후 거래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8bp 급등한 4.479%로 마감됐다. 4개월 만에 최고치다. 2년물 금리 역시 7월말 이후 가장 높은 4.312%를 기록했다.
이에 같은 날 국내 채권 국고 2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4.1bp 상승한 2.980%, 3년물 금리는 4.2bp 오른 2.960%를 기록했다. 5년물은 5.2bp 오른 3.023%, 10년물은 6.1bp 오른 3.134%로 마감했다. 채권 금리 상승이 결국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한은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미 채권 금리 상승세가 트럼프 당선에 따른 단기적인 영향인 만큼 과도한 우려는 경계하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본부장은 "트럼프 승리로 미국 10년물 금리는 4.6% 수준으로 상승할 수 있다. 다만 2016년과 달리 현재는 이미 트럼프 당선을 반영하며 80bp 수준 상승했다. 취임 후 관세 부과 영향은 물가 상승과 성장률 둔화에 영향을 끼치고 반이민 정책은 잠재성장률을 낮출 수 있어 금리는 반락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 직후 혼선은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내년 이후에는 다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도 적지 않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울 관세 부과 등은 한국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물가가 2%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급격한 완화 정책 시행은 제약되겠으나 점차적으로 내수 부진과 수출 수요 위축 등이 이어진다면 이를 대응하기 위한 추가 인하의 필요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제 막 트럼프가 당선이 확정됐기에 현 시점에서 금리 변동성에 대한 확고한 전망을 내놓기는 어렵다"며 "가계부채 관리와 서민들의 고금리 부담완화라는 다각적인 사안을 모두 고려해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단계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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