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연내 알뜰폰 대책 발표...도매대가 인하 한계 지적
자체 서비스 갖춘 풀 MVNO 위해 M&A 지원 필요성 제기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알뜰폰 대책을 연내 발표하기로 하면서 세부적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장세가 둔화된 알뜰폰업계에서 도매대가 인하를 바라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떨어져 알뜰폰 간 인수합병(M&A)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연내 알뜰폰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제 4이동통신사 선정이 무산되면서 정부가 알뜰폰 육성으로 방향을 전환할지 주목돼 왔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폰 집단상가의 모습.[자료=뉴스핌 DB] |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이동통신사 3사 대표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부와 이통사 대표들은 가계통신비와 함께 알뜰폰 등 통신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알뜰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통 3사가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며 "알뜰폰이 실질적 경쟁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유통 자회사 중심의 구조 개선과 도매대가 인하에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도매대가는 알뜰폰업체가 이통사에 망사용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이다. 영향력이 적은 알뜰폰업체들 대신에 정부가 SK텔레콤과 협상해 도매대가를 결정한다.
실제로 알뜰폰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도매대가 인하를 요구해왔다. 이통사들이 온라인 다이렉트 요금제로 알뜰폰과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를 출시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IPTV와 결합상품으로 추가 요금 인하가 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통사 요금제가 알뜰폰 요금제보다 저렴한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매대가 인하야말로 알뜰폰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알뜰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매대가 인하를 최대한 많이 해달라고 정부 쪽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고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라며 "4이통 선정이 무산됐으니 알뜰폰 활성화에 무게가 실리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도매대가 인하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도매대가는 결국 이통사의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안정상 중앙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도매대가 인하가 알뜰폰의 근본적인 난국을 타개하는 방안이 될 수는 없다"며 "알뜰폰 활성화 정책은 알뜰폰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도매대가 인하는 이통사와의 협상이기 때문에 그보다는 알뜰폰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알뜰폰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업체 간 인수합병(M&A)의 길을 열어 풀 MVNO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금은 알뜰폰 업체가 이통사의 요금제를 되파는 형태인데 자체적인 서비스를 갖추고 자체 요금제 출시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기정통부도 뜰폰 종합대책에 알뜰폰 업체의 M&A 지원에 대한 내용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 알뜰폰(MVNO)은 콜센터도 없고 소비자에게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없다"며 "자체적인 망이 없어 요금이나 브랜드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최소한의 교환망만 갖출 수 있다면 재판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상품을 만들어 시장에 판매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이통사업자와의 경쟁도 가능할 것이다. 지금처럼 경쟁하면 살아남기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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