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한덕수 "尹 국정 관여 없을 것" 공언
민주당, 한동훈 대표 입장 표명 촉구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직무에서 배제됐다는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의 표명을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또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후임으로 오호룡 특별보좌관을 임명했다.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신의 임기를 포함한 정국 안정 방안을 여당인 국민의힘에 일임하겠다고 전날 약속했던 윤 대통령이 아직도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2024.11.07 photo@newspim.com |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공동 대국민 담화를 통해 "윤 대통령이 퇴진 전이라도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말도 무색해졌다. 한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폐기된 뒤에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퇴진시까지 사실상 직무 배제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행안부는 이상민 장관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이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고 그 사의가 수용되어 입장문을 보내드린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사의를 수용한 주체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으나 법적으로 이를 수리할 수 있는 권리는 윤 대통령만 갖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언론에 "윤석열 대통령이 이 장관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이날 언론에 발표한 입장문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의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저는 이제 한 사람의 평범한 국민으로 돌아가 자유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을 편하게 모시지 못하고 대통령님을 잘 보좌하지 못한 책임감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더 이상 국정의 공백과 혼란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어 홍장원 국정원 제1차장 후임으로 오호룡 현 특별보좌관을 임명했다. 다만 국정원은 오호룡 1차장 임명은 윤 대통령이 직무정지를 약속하기 전인 지난 6일 이뤄진 인사라고 해명했다.
국정원법 9조는 "원장은 국회의 인사청문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며, 차장 및 기획조정실장은 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앞서 홍장원 전 1차장은 지난 3일 비상계엄 발령 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고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대표 등의 명단을 공유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홍 전 차장은 이를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보고했다고 밝혔지만 조 원장은 그런 지시를 받은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인사와 관련해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여전히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내란 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대통령 윤석열이 여전히 군 통수권자임과 함께 정부에 대한 인사권 행사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이 직무 배제됐다고 했는데 이 역시 새빨간 거짓말임이 입증됐다"며 한 대표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대통령실 홍보수석실 등 관계자들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 사의 수용과 오호룡 국정원 1차장 임명 등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재가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뉴스핌의 질의에 아무도 공식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