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연합 "경영 프리미엄 없이 지분 헐값에 넘긴 것 아니냐"
고려아연-한화 "양사 합의에 따른 거래일 뿐, 이면 거래 없어"
고려아연 법적대응 예고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9일 고려아연-한화그룹간 지분 거래와 관련해 이면 합의 의혹을 제기하자 고려아연과 한화 양사가 모두 반박에 나섰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뉴스핌DB] |
이날 공방은 지난달 한화에너지가 고려아연이 보유한 ㈜한화 지분 7.25%를 인수한 것에 대해 MBK측이 "고려아연과 ㈜한화가 양측의 자사주를 맞교환하기로 하면서 상호적 관계에 따라 보유했던 지분인데 고려아연의 ㈜한화에 상응하는 ㈜한화의 고려아연 지분 처분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화그룹은 고려아연의 지분을 아직 보유하고 있다.
이를 두고 MBK는 한화그룹과의 이면 합의 조건 등의 의혹이 제기된다며 해명을 촉구했다.
특히 고려아연의 ㈜한화 지분 매각 가격(주당 2만7950원)이 2022년 취득가(주당 2만8850원)보다 낮다는 점을 들어 고려아연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아야 하는 한화 지분을 오히려 헐값에 넘겼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도 강조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뉴스핌DB] |
◆양사 합의에 따른 거래…어떠한 이면 계약도 없어
이에 고려아연과 한화그룹은 모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화그룹은 양사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거래일 뿐 어떠한 이면 계약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라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사정변경) 함에 따라, 고려아연은 재무부담 경감을 위해, 한화에너지는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양사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거래"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 측은 이번 주식 취득으로 그동안 학계와 시민단체 등에서 문제를 제기해온 주식 맞교환 이슈를 해소해 한화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한화 지분의 시장 매각 가능성을 해소해 소액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순환출자 금지로 인하여 한화그룹 계열회사 중 ㈜한화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회사는 한화에너지가 유일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러면서 "고려아연과 사업협력을 위하여 지분을 계속 보유하기로 한 바 있으며 내년 임시 주주 총회의 의결권을 포함하여 향후 의결권 행사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정한 바 없다"고 답했다.
언급된 거래 가격의 경우 거래 당시 시가에 따라 결정됐으며 한화그룹은 이미 ㈜한화에 대한 확고한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주가가 지속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현재는 거래가 보다 낮은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고려아연 역시 법적대응을 예고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고려아연 측은 "당사는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목적에서 당사가 보유한 ㈜한화 지분을 한화에너지에 매각했다"며 "이러한 매각은 한화그룹과 원활한 협의를 거쳐 이뤄진 사안이며, 거래 가격은 당시 시가에 따라 결정된 바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고려아연은 상법 및 내부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여 거래를 진행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고려아연 측은 당초 지분 거래를 한 배경은 MBK와 영풍 측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MBK가 제기한 한화그룹과 이면 합의는 명백하게 사실이 아닌 소설이자 한화그룹의 명예 또한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런 행위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MBK와 영풍 측에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ea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