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덴버그 위기 겪으며 유동성 관리 의식 높아져...스트레스 징후 없어"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글로벌 증권사 노무라 증권이 그룹 수장의 미국 내 피소로 몸살을 앓고 있는 아다니 그룹에 대해 "인도 기업 중 가장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인도 방송사 NDTV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노무라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도의) 항만 및 전력 대기업이 최근 미국 법무부의 기소로 인한 혼란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며 "아다니 그룹은 '투자 등급'을 받은 인도의 다른 기업들 중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보인다. 다른 기업들은 아다니 그룹에 비해 비싸다"고 밝혔다.
미국 당국이 제기한 의혹을 단호히 부인한 아다니 그룹 전체에 대해 노무라는 '스트레스의 징후가 없다'고도 덧붙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아다니 그룹의 유동성 관리 인식이 힌덴버그 보고서 사태 이후 유의미하게 개선됐다"면서 "단기 유동성이 충분한 만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자산 건전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글로벌 기관들이 아다니 그룹 계열사에 대한 금융 지원 중단에 나선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의혹이 해결되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글로벌 은행들이 단기적으로는 신규 자금 제공을 중단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아다니와 미국 법무부 간 사태가 진정되면 점차 (자금 제공이) 재개될 것"이라며 "이와는 별개로 일본 3대 은행은 아다니 그룹과의 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뇌물 수수 혐의 등 논란의 중심에 있는 아다니 그린에너지와 아다니 포트·아다니 일렉트릭 뭄바이 등 주요 계열사들의 채권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도 노무라는 내다봤다.
한편 아다니 그룹은 지난해 이후 각종 의혹에 시달렸다. 작년 1월 미국 행동주의 펀드인 힌덴버그 리서치가 주가 조작 및 분식회계 등 의혹을 제기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고, 당시 그룹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이 680억 달러(약 97조원)가량 증발했다.
당시의 주가 손실을 대부분 만회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달 말에는 가우탐 아다니 아다니 그룹 회장과 그의 조카이자 신재생 에너지 기업 아다니 그린에너지 임원인 사가르 아다니 등이 미국 뉴욕 동부지검에 의해 기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당국은 "아다니 회장 등이 수십억 달러 상당의 대규모 에너지 프로젝트 계약 수주를 위해 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뇌물 수수 계획을 조직한 뒤 이를 은폐해 미국에서 자금을 유치했다"고 주장했다.
미 당국의 기소 소식이 전해지며 아다니 그린에너지 등 그룹 계열사 주가는 또 한 번 급락했다. 첫 보도가 나온 지난달 21일 하룻 동안 그룹 11개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이 340억 달러 이상 사라졌다. 아다니 그린에너지는 6억 달러 규모의 채권 매각도 취소했다.
그러나 아다니 측은 미 검찰의 의혹에 반박했다. 아다니 회장 등이 미 당국에 의해 기소된 것은 맞지만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혐의가 아니라 증권 사기 공모 및 전신 사기 공모·증권 사기 세 가지 혐의를 적용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아다니 회장 또한 자신과 그룹 계열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공격은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라며 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룹의 공식 입장 발표와 아다니 회장의 발언이 있은 뒤 아다니 계열사 주가는 빠르게 반등, 낙폭을 좁혔다.
인도 아메다바드에 있는 아다니그룹 본사 [사진=블룸버그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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