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모기업 투자 받기 위해 印당국 승인 필요하지만 장기간 지연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이 현지 사업 확장을 위해 인도법인의 자체 자금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중국 모기업의 자금 투자를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더 이코노믹 타임즈(ET)에 따르면,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얼과 미디어의 인도법인은 외부상업차입(ECB, 인도 내 차용자가 해외 거래처 및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것)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고, PC 제조업체인 레노버와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 인도법인은 현금 보유액과 차입금을 늘림으로써 사업 확장을 위한 자본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소유의 영국 자동차 브랜드 MG모터스도 올해 초 인도 철강·에너지 기업 진달그룹 산하 JSW와의 합작법인 설립에 앞서 ECB를 활용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JSW 그룹은 지난해 말 MG 모터스의 인도 자회사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0년 SAIC의 자회사가 된 MG모터스는 2019년 인도법인 설립 뒤 20만 대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MG모터스 인도법인은 지난해 5월 향후 2~4년 안에 주주 대부분을 인도에 기반을 둔 기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인도와 중국 간 국경 갈등으로 인도 진출 및 투자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은 인도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 산업무역진흥청(DPIIT)은 앞서 2020년 '프레스 노트3'을 도입하면서 인도와 국경을 접한 국가들이 인도에 투자할 경우 중앙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
2020년 6월 인도 북부 라다크 갈완 계곡에서 인도군과 중국군이 충돌한 뒤 나온 조치로, 파키스탄·방글라데시·중국 등이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나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이얼의 경우 지난해 중국 모기업으로부터 100억 루피(약 1717억원)의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DPIIT 등 당국에 승인을 신청했으나 아직까지 승인을 얻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얼은 우타르프라데시주(州) 그레이터 노이다 공장에 대한 투자금 40억 루피를 포함해 신규 자본이 필요했지만 승인 지연으로 인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며 "ECB와 보유 현금을 통해 30억~40억 루피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이얼은 이외에도 사업 현지화를 위해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미디어 역시 푸네 인근의 에어콘 공장 생산능력 확장을 위해 인도 내 수익과 현지 차입금을 사용하기로 했다. 미디어는 해당 공장 연간 생산능력을 2025년 중반까지 300만 대, 2026년까지 600만 대로 늘리기 위해 30억 루피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바이두(百度)]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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