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하다가 대규모 사상자를 낸 제주항공 7C2216편의 사고 기종인 보잉(B)의 737-800이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여객기 중 약 1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항공 정보 제공업체 시리엄을 인용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여객기는 약 2만 8000대로, 이 중 약 15%인 4400대가 B737-800기다.
B737-800기는 1998년부터 약 5000대가 인도됐다. 현재 이를 운항 중인 글로벌 항공사는 약 200곳이다. 국내에서는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대한항공 등 5개사가 운항하는 기종이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사흘째를 맞이한 31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현장에서 수습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전 세계에서 운항되는 B737-800기의 기령(사용 연수)은 짧으면 5년, 길게는 27년이다. 평균 기령은 13년이다.
많이 팔리고, 오래 운항해 온 만큼 그간 사고도 여럿 있었다.
2020년 1월 우크라이나항공(UIA) 소속 B737-800기가 이란 테헤란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지 3분 뒤 추락해 탑승자 176명이 숨졌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 여객기를 미국이 이라크에서 쏜 순항미사일로 오인해 격추한 사건이다.
2010년 5월 에어인디아익스프레스 소속 여객기가 망갈로르국제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 펜스를 넘어 200피트 아래의 계곡으로 추락해 승무원 6명을 포함한 158명이 숨진 사건도 있었다. 생존자는 8명에 불과했는데 조사 결과 사고 원인은 기장의 과실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체로 기체 고장이 아닌 외부 요인에 인한 사건이었다. 제주항공 여객기처럼 랜딩기어(비행기 바퀴)나 유압 장치 문제를 겪은 사례도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8일 노르웨이 오슬로 가르데르모엔 공항을 출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으로 가던 KLM 여객기는 오슬로 토르프 산데피요르드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여객기는 비상 착륙에는 성공했지만 활주로를 벗어나 풀밭에 멈춰 섰다. 부상자는 없었다. 노르웨이 당국은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10월 11일에는 에어인디아익스프레스 소속 여객기가 랜딩기어 문제로 이륙 후 2시간 반만에 회항한 일이 있었다. 유압 시스템 고장으로 랜딩기어를 접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인도 당국은 유압 장치 고장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전문가들은 B737-800기가 꽤 안전한 운항 이력을 갖췄고, 랜딩기어 역시 잘 설계됐다며, 유지관리가 잘되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항공 안전 전문가인 나즈메딘 메시카티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공학과 교수는 "정비는 실제로 항공 사고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사고가 종종 한 가지가 아닌 여러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심층 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는 데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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