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의대 본과 개강
첫 최고위급 만남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 회장의 비공개 면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국 의대 의학과(본과)가 개강하는 2월을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회동으로 향후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 물꼬가 트일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사실상 대규모 집단 휴학을 승인해야만 했던 교육부는 올해는 의료계와 협상을 통해 의대생을 학교에 복귀시키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 부총리는 지난 18일 김 회장과 만났다. 교육부는 "(이 부총리와 김 회장이) 18일 비공개로 상견례를 겸해 만났다"며 "의료 사태 장기화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도록 노력하자는 데 뜻을 모았고, 교육 마스터플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 의대생 집단 휴학 예고...의대 교육 2년 연속 파행 수순 밟나
서울대병원 교수 중 절반 이상이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지난해 6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휴진 결의 집회에서 교수, 전공의, 의대생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개강이 다가오며 의대 교육 정상화가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정상적인 의대 학사 운영을 위해서는 2월 내 의대생들의 복귀가 필요하지만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 대부분이 복귀하지 않고 있다.
의대생들은 올해도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집단 휴학을 예고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의대들은 학사 일정을 준비 중이다. 의대 의예과(예과·2년 과정)는 3월에 개강하지만, 의학과(4년 과정)는 1~2월에 수업을 시작한다.
교육부는 학칙상 3학기 연속으로 휴학할 수 없다며 올해 1학기에는 복귀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일부 의료계 단체 등은 상당수 대학에서 3학기 이상 휴학이 가능하다면서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지난 14일 취임식에서 "현 상태로는 의대 교육이 불가능하다"며 "2025년 의대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학 교육 마스터플랜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 부총리·의협 회장, 의정 갈등 300여 일 만에 처음 만나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사진=뉴스핌DB] |
이번 회동은 이 부총리 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정 갈등이 시작된 지 1년여 만에 이루어진 교육계와 의료계의 첫 최고위급 만남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의대 정원 제로 베이스(원점) 논의가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부총리는 의정 갈등 해소와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해 의대 정원을 원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최근 정부 회의에서 이 부총리는 "정부가 선제적으로 의대 정원을 '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서 복귀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총리는 전날 국가거점국립대학교총장협의회(국총협) 간담회에서 같은 의견을 냈다. 이 부총리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과 관련해서는 제로 베이스에서 유연하게 협의할 수 있다"며 "지난 1년간의 학사 파행으로 인해 학생 교육과 의료 인력 양성 중단이 장기화하여 사회적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 부총리와 김 회장이 만난) 그 자리에 교육부 실무진 등은 배석하지 않아 현장에서도 아직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이 부총리가 의협 신임 회장과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