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1월 물가상승률(잠정치)이 2.5%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4%보다 0.1%포인트 더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전달과 같은 2.4%를 예상했는데 이를 웃돌았다.
특히 지난해 9월 1.7%로 저점을 찍은 뒤 4개월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런 물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는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로화 동전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럽연합(EU) 공식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3일(현지시간) 유로존의 1월 인플레이션이 전년 동월 대비 2.5% 올랐다고 밝혔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9월 3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2% 밑으로 내려갔지만 10월 2.0%, 11월 2.2%, 12월 2.4%, 1월 2.5% 등 4개월 연속 수치가 상승했다.
주요국 중에서는 독일과 프랑스가 각각 2.8%, 1.8%로 전달과 같았고 이탈리아는 1.7%, 스페인은 2.9%를 기록했다. 네덜란드는 2.9%, 벨기에는 4.4%, 아일랜드는 1.5%였다.
부문별로는 서비스가 전달 4.0%에서 3.9%로 소폭 둔화됐고, 음식·알코올·담배는 2.3% 올랐다. 에너지는 1.8% 올라 전달 0.1%에 비해 상승률이 크게 뛰었고, 비에너지 산업재는 0.5%로 변동이 없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것은 주로 에너지 가격에 의해 주도된 것"이라며 "이러한 움직임이 ECB의 통화 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 전문가들과 시장에서는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이 올해 뚜렷하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T는 "ECB는 노동 시장에서의 임금 압박이 올해는 낮아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면서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2.7%로 전달과 동일했다"고 말했다.
ECB가 지난달 30일 주요 정책 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연 2.75%로 하향 조정하는 등 작년 6월 이후 다섯 차례 금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도 올해 중 인플레이션이 2% 선까지 내려올 것이란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금리 인하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런 움직임의) 방향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부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잭 앨런-레이놀즈는 "이번 1월 물가 데이터는 ECB 정책 입안자들의 단기 금리 경로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ECB의 움직임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