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진 가운데 4일(현지 시간) 미국 국채 수익률은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해 말 미국의 구인 건수가 석 달간 최저 수준으로 감소하며 고용 시장 둔화 가능성이 부각됐다. 또한 미·중 양국이 각기 서로를 겨냥한 관세 조치를 발표했지만 며칠 간의 협상 가능성을 남겨둔 것도 시장의 불안을 다소 완화했다.
중국, 미국 국기 앞에서 손을 내밀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뉴욕 채권시장 오후 거래에서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 대비2.8bp(1bp=0.01%포인트) 하락한 4.515%를 기록했다. 30년물 수익률은 2.0bp 밀린 4.751%에 거래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5.1bp 하락한 4.214%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2년 만기와 10년 만기 수익률 간 격차는 29.7bp로, 전일 기록한 30.2bp에서 좁혀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한 25%의 무역 관세 조치를 한 달 동안 유예했지만,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인상은 4일 0시 1분(미국 동부 시각 기준)부터 즉각 발효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10일부터 미국산 일부 상품에 10%, 석탄 및 액화천연가스(LNG)에는 1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중국의 대미 관세가 본격 발효 되기 전까지 며칠 간의 협상 시간을 벌게 됐다.
MUFG의 수석 통화 분석가인 리 하드먼은 "중국은 트럼프의 최신 관세에 너무 강하게 반응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향후 협상을 위한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미국의 고용 시장은 예상보다 둔화된 수치를 보였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구인 건수는 760만 건으로, 한 달 전보다 55만 6000건 감소했다. 이는 지난 3개월간 가장 낮은 수치로, 로이터가 조사한 경제 전문가들의 예측치인 800만 건을 하회한 결과였다.
증가세를 보여온 구인 건수가 다시 하향 추세로 전환하면서 임금 증가세를 제한하며 고용시장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되지 않는다는 연준의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이날 미 달러화는 소폭 하락했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조치가 유예되고, 중국과도 협상 시간이 남았다는 안도감이 달러의 하락을 유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장 후반 0.56% 하락한 107.97을 기록했다.
미중 관세 조치를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시장의 안전자산 수요가 강화하며 이날 일본 엔화는 미 달러 대비 0.3% 가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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