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 원유 재고 예상보다 큰 폭 증가
미·중 무역 갈등에 수요 감소 우려 고조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간 관세를 둘러싼 무역 전쟁 긴장이 지속되면서 5일(현지시간)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또 갈아 치웠다. 유가는 수요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4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0.6% 상승한 2893달러에 마감됐다. 금 현물은 장중 2882.16달러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뒤 한국시간 기준 6일 오전 3시 59분 기준 0.8% 오른 2865.61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이 예고했던 10% 대중 관세가 발표되자마자 중국은 오는 10일부터 약 80개 미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중 미국산 석탄, 갈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8가지 품목에 대해서는 15% 관세를 제시했다.
금괴 [사진=블룸버그통신] |
중국의 맞대응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대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해 시장 불안을 자극했다.
제이너메탈스 선임 금속 전략가 피터 그랜트는 "무역 불확실성에 금이 계속해서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 "중국이 미국이 관세 보복에 나선 것에 시장이 불안해했고, 그 영향에 안전자산 수요가 금 시장에 지배적 변수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하루 전 중국과 홍콩발 국제소포 반입을 차단했던 미 연방우정청(USPS)은 다시 반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세 명의 연방준비제도(연준) 관계자들은 트럼프의 관세 전쟁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고 경고했고, 그 중 한 명은 물가 불확실성으로 금리 인하 속도가 더뎌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간주되나, 높은 금리는 금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다.
유가는 재고 증가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에 짓눌린 모습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물은 전장보다 배럴당 1.67달러(2.3%) 내린 71.03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 4월물은 1.59달러(2.09%) 하락한 74.61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정보청은 지난주 미 원유 재고가 866만배럴 늘었다고 밝혔다. 시장이 예상한 증가분 190만 배럴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JP모간 애널리스트 트레이시 앨런은 "원유 방향을 두고 현재 트레이더들이 (상승) 베팅을 거두고 있다"면서 1월 마지막 한 주 동안에만 170억 달러의 자금 순유출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 주까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종료 계획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점도 공급 차질 우려를 줄이면서 유가를 끌어내렸다.
포렉스닷컴 애널리스트 파와드 라자크자다는 "전날 트럼프가 이란에 '최대 압박' 계획을 공개하면서 나타난 유가 반등 효과는 금새 사라졌다"면서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수요 우려와 글로벌 공급 증가 등이 가격 하락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