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금리, 3%초반대...전년 최대 5%대 '기록'
카드론·현금서비스 수익성 증가, 실적 상승 견인
올해 전망은 불투명… 수수료 인하·연체율 증가 부담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하나카드를 시작으로 카드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발표되는 가운데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금리인하로 조달 비용이 전년 대비 줄어들고, 카드 이용금액도 소폭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수익 사업도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내놓은 하나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2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9.6% 증가했다. KB국민카드도 지난해 순이익이 40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신한카드는 순이익이 5721억원으로 전년 대비 7.8% 줄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대비 17.8% 증가한 5527억원이었지만 희망퇴직 실시와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한 대손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을 반영한 결과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사진=뉴스핌DB]2024.06.04 ace@newspim.com |
신한카드 관계자는 "희망퇴직, 법인세 등 일회성 요인과 대외 환경에 따른 대손비용 상승 등에 따른 비용 반영 요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와 삼성카드 등은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좋은 성적표가 예상된다.
카드업계는 호실적의 배경으로 금리인하로 인해 조달비용 부담이 전년과 비교해 감소한 영향을 꼽는다.
은행 예·적금처럼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기준금리가 인하하면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자금 조달 부담을 덜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연 3%대 초중반을 보이고 있다. 2020년 1% 초반이었던 것을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2023년 4%에서 최고 5% 중반대까지 치솟았던 것을 고려하면 차환 부담이 상당 부분 감소했다.
카드 이용금액 증가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카드 승인금액은 1209조원으로 전년대비 4.1% 증가했다.
카드론 등 수익 사업 이익 증가도 한몫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누적) 8개 카드사(신한·KB국민·롯데·비씨·삼성·우리·현대·하나카드)의 카드론 수익은 3조67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카드사들은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이 감소하자 카드론 등 고금리 대출 상품을 적극적으로 늘려왔다. 카드사 별로 전체 카드 수익에서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대 중반에서 최대 30%대 초반까지 확대됐다.
카드업계는 지난해 실적이 선방했지만 올해를 낙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비용 절감을 통한 '마른 수건 쥐어짜기'가 지속될 것이란 분위기다.
당장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와 연체율 증가로 인한 리스크 관리 등도 과제다. 카드사들은 오는 14일부터 영세·중소가맹점 대상으로 적용 수수료율을 0.05~0.10%포인트(p) 인하한다. 연간 약 3000억원의 수수료 감소가 예상된다. 또한 카드론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및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도 '마른 수건 쥐어짜기'가 지속될 것"이라며 "인력 감축과 카드 혜택 축소 등을 통한 비용 효율화와 사업 다각화를 통한 살길 모색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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