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허둥댔던 분위기서 담담한 반응
정책 불안감 급증에도 위험지표 하락
"관세 덜 공세적 기대와 학습 효과"
주식펀드는 주간 순유출 6주 중 5번째
이 기사는 2월 17일 오후 2시11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주식시장의 시세가 견조한 탄력성을 연출하고 있다. 연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표에 허둥댔던 분위기에서 이제는 담담한 반응을 보인다. 다만 중장기 성격의 투자금 이탈은 지난주에 이어 계속되고 시세 방어 역할을 해왔던 순환매 동력은 약해지는 등 기반이 느슨해지는 모습이 감지된다.
1. 지난주
지난주 미국 주가지수 S&P500은 주간으로 1.5% 올라 3주 만에 반등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6%와 0.5% 뛰어 이들 역시 주간 상승세로 반전했다. 지난주 후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에 대해 협상 전술용이라는 안도감의 확산과 더불어 부진한 소매판매 지표가 되레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워 투자심리를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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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시세 흐름에서 눈길을 끈 것은 변동성의 급격한 완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언급이나 예상을 뛰어넘는 물가지표 발표에 장중 거칠게 변동했다가 급격히 축소되는 흐름이 역력했다. S&P500은 최고가 근처에서 한 주를 마감하고 장기 국채(상장지수펀드<ETF> 기준)는 물가지표발 주간 손실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회사채에서도 빠른 시세 회복이 연출됐다.
트럼프 관세발 인플레이션 염려 속에서 급등했던 장기물 국채 금리 안정화되고 달러 가치가 하락한 이유가 크다. 지난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5%를 하회한 4.48%에서 마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0년물 금리는 지난주까지 5주 연속 떨어져 2021년 이후 4년 만에 최장기 주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금융시장이 관세발 불확실성에 적응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달러화 가치는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2. "트럼프에 초연"
통상 금융시장의 위험선호 심리와 정책 불확실성은 반대 관계를 보이지만 지난주 일련의 흐름은 통념에서 벗어난 것이 뚜렷했다. 통신에 따르면 세계경제정책불확실성지수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스트레스 수준을 측정하는 'GFSI 마켓리스크' 지표는 마이너스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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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에 대해 협상용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한 결과라고 했다. 관세의 실제 시행 예정일은 훨씬 뒤로 둬 발표한다거나 일부는 유예하기로 하는 등의 패턴에서 이런 의도를 파악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나, 정책금리 인상,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의 무역 강경책 등 과거 거시경제적 위협이 빠르게 해소된 경험을 보유하게 된 투자자 사이에의 학습효과도 배경에 있다는 설명이 있다.
모간스탠리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앤드루 슬리먼 이사는 "관세 수위가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인식이 있다"고 헀다. 노스라이트애셋매니지먼트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는 과거 경험의 학습화로 악재가 발생해도 섣불리 시장을 이탈하지 않는 움직임이 있다며 예로 2022년 연준의 공격적인 정책금리 인상 여파를 우려해 현금으로 도피한 투자자들은 기회손실을 봐 후회했다고 했다.
기동성과 전문성을 갖춘 단기자금의 지속적인 변동성 축소 베팅이 눈에 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주 11일까지 헤지펀드 등 대형 투기성 자금의 VIX 선물 순매도는 16주째 유지된 것으로 파악됐다. VIX는 지난 1월 초중순 19.5에서 연중 최고치를 찍고 계속 하락해 14.8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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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괴리상I
주식시장의 담대해진 행보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성향 자금의 미국 주식시장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LSEG 리퍼에 따르면 지난주 12일까지 미국 주식펀드에서 한 주 동안 22억5000만달러가 순수히 빠져나가 2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최근 6주 동안 5주 동안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주식시장의 시세 상에서 엿보이는 안정감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아직까지는 현재 시세 흐름에 대해 신뢰성 부족의 인식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②편에서 이어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