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7일(현지 시간) 런던 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는 예상보다 강력한 일본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치에 강세를 보인 반면, 미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대한 우려가 다소 후퇴하며 두 달 만에 최저치 근방에 머물렀다.
다만 이날 미국 금융시장이 '대통령의 날'을 맞아 휴장한 탓에 시장 변동성은 극도로 제한됐다.
일본 내각부가 이날 발표한 4분기 GDP 속보치는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외한 실질 기준으로 전 분기 대비 연율 2.8% 증가했다. 개인 소비와 설비 투자,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시장 예상치(1.0%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GDP 호조가 일본은행(BOJ)의 조기 금리 인상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엔화가 강세를 보였고, 달러/엔 환율은 전장 대비 0.57% 내린 151.45엔에 거래됐다. 시장은 이제 BOJ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약 37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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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반면 미 달러화는 지난주 예상보다 부진했던 미국의 소매 판매 지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시행 연기 발표 이후 매도세에 시달리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106.73으로 전장과 변함없는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주 달러화 지수는 1.2% 하락한 106.56으로 두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달러화 약세는 트럼프의 상호 관세가 원래 예상보다 덜 파괴적일 것이라는 낙관론과 관련이 있다"면서 "미 경제가 둔화할 가능성을 알리는 데이터도 미국 달러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1월 소매 판매는 7329억 달러로 전월 대비 0.9% 감소하며 시장 전망치(0.2% 감소)를 대폭 하회했다. 이에 미 경제의 주축인 소비 둔화 가능성이 불거졌다.
미 달러화 약세 속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는 이날 미 달러 대비 각각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주 예정된 통화 정책 회의에서 호주 중앙은행과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각각 0.25%, 0.5%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