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다롄 공장 인수로 생산 역량 강화
솔리다임 중심 낸드 시장 판도 변화 주목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SK하이닉스가 다음 달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사업 전권을 넘겨받는다. 지난해 낸드 부문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SK하이닉스는 중국 다롄 공장 등 핵심 자산에 대한 지배력을 온전히 확보해 글로벌 낸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업계에서는 현재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가 흔들릴지 주목하고 있다.
◆ 2020년 시작된 최대 규모 M&A 결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다음 달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위한 2차 계약 잔금 22억3500만달러(약 3조2040억원)을 지급한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 설계자산(IP), 연구개발(R&D), 생산시설 인력과 함께 법적 소유권을 취득한다.
이번 인수는 2020년 10월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를 88억4400만 달러(약 12조679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이는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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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 M14 전경 [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는 1단계 절차로 2021년 말, 인텔이 중국 다롄에 보유한 생산 공장과 SSD 사업 부문을 인수하며 66억900만 달러(약 9조4700억 원)를 투입했다. 같은해 12월 SSD 사업부문은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일각에서는 인수 금액이 지나치게 높았던 데다, 환율 급등 등으로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실패한 인수라는 평가도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 센터 투자 확대와 AI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기업용 SSD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번 인수에 대한 평가가 다시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 낸드 성장세…삼성전자와 경쟁 격화
이번 최종 계약이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는 다롄 공장을 포함한 인텔의 핵심 자산을 확보하며 낸드 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실적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낸드 부문 매출은 19조106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2019년 5조원 수준에서 5년 만에 4배 성장한 수치다. 첨단 제품인 321단 TLC 및 QLC 4D 낸드 제품을 내놓는 등 경쟁력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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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321단 1Tb TLC 4D 낸드 플래시. [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낸드 사업에서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기업용 SSD 매출이 전년 대비 300% 이상 증가하며 흑자 전환을 했을 뿐 아니라 연간 기준으로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어 낸드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통해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순 낸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35.2%, SK하이닉스 20.6%, 키오시아 15.1% 등 순이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