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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 집 건너 '통임대' 내건 신사동 가로수길...상인들 "버티는 수밖에" 한숨

기사입력 : 2025년03월03일 06:00

최종수정 : 2025년03월03일 06:00

공실률 40%대로 치솟아… 강남·홍대·명동과 대조적
외국인 관광객 감소… "탄핵 정국 이후 일본인 관광객 뚝"
"월세 1억"… 임대료 부담에 '통임대' 증가
공실 채우려 '렌트프리' 내건 건물주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우리는 무조건 버텨야죠. 이 상권은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거니까요."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난 ′신사 가로수길 번영회′ 사무총장 이모(51) 씨는 18년간 음식점을 운영하며 가로수길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인물이다. 그는 "12.3 계엄 사태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70%가량 줄었다"며 "인근 사무실도 많이 빠져나갔다. 경기가 안 좋다는 신호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신사동 가로수길의 상권 침체가 극심하다. 이날 오전 신사동 가로수길 중심 번화가에는 애플스토어와 랄프로렌 등 유명 글로벌 브랜드 매장들을 제외하면 곳곳에 '임대 문의' 안내문이 내걸려 있다. 2025.02.28 dosong@newspim.com

이 씨의 말처럼 신사동 가로수길의 상권 침체가 극심하다. '죽은 상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외국인 관광객이 탄핵 정국 이후 급감하면서 상권에 치명적인 타격을 줬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인근 편의점 점주 이모(44) 씨는 "탄핵 정국 이후 일본인 관광객들이 거의 사라졌다"며 "2월 전에는 정말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 40% 넘는 공실률… 강남·홍대·명동과 대조적

임대료 상승과 상권 분산 현상도 이같은 침체의 원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2024년 4분기 리테일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로수길 상권 공실률은 41.2%에 달한다. 이는 지난 분기 대비 5.2%p(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전년 동기(36.3%) 대비해서는 4.9%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내 대표 상권인 강남(-4.6%p), 홍대(-2.2%p), 명동(-1.2%p), 한남·이태원(-2.5%p)이 잇달아 공실률이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이날 오전 신사동 가로수길 중심 번화가에는 애플스토어와 랄프로렌 등 유명 글로벌 브랜드 매장들을 제외하면 시민들의 발걸음이 뜸했다. 과거 '패션1번지'로 불렸던 유명세가 무색하게 상가 곳곳에는 '임대 문의' 안내문을 내걸었다. 아예 건물 하나를 통으로 임대하는 '통임대' 문의를 써 붙인 곳도 있다. 임대 상가를 내놓은 한 부동산업자 A씨는 "공실이 된 지는 2년 가량이 됐다"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 2017년 '제2의 쌈지길' 프로젝트로 480억을 들여 진행한 '신사동 가로골목' 역시 지난해 문을 닫은 이후 여전히 건물 주변으로 펜스가 쳐진 상태다.

◆ "월세 1억"… 임대료 부담에 젠트리피케이션까지

가로수길의 높은 임대료도 문제로 지목된다. 통임대로 건물을 내놓은 부동산중개사 B씨는 "해당 상가는 200평대 규모로 보증금 20억원, 월세 1억원 수준"이라고 했다. 이 건물의 월 임대료는 평(3.3㎡) 당 50만원 수준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발표한 서울 시내 주요 상권 1층 점포의 월 평균 통상임대료가 3.3㎡당 평균 24만7170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1년의 시차를 고려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게다가 상권 자체가 한남, 도산, 세로수길 등으로 분산되고 있다. 2030세대가 찾던 주요 브랜드 팝업스토어도 최근 성수동으로 집중되면서 가로수길 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해 4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 발표에서 "(서울 상가는) MZ세대 대표 상권인 성동구 연무장길, 용산구 용리단길을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증가하면서 임대료 수준 상승 추세"라며 해당 지역으로 젊은 세대 상권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 공실 채우려 '렌트프리' 내건 건물주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부 건물주는 공실을 채우기 위해 '렌트프리(Rent-Free)'와 '핏아웃(Fit-Out)' 같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 2017년 '제2의 쌈지길' 프로젝트로 480억을 들여 진행한 '신사동 가로골목' 역시 지난해 문을 닫은 이후 여전히 건물 주변으로 펜스가 쳐진 상태다. 2025.02.28 dosong@newspim.com

부동산중개사 C씨는 "세로수길 등 주변 상권이 형성되면서 가로수길 임대료도 일부 조정되고 있다"며 "몇몇 브랜드가 입점을 신중히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만큼 상인들도 선뜻 입점을 결정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다만 C씨는 "렌트프리(Rent-Free)나 핏아웃(Fit-Out)을 최대한 협의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렌트프리는 임차인이 일정 기간을 임대료 없이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임대 조건이며, 핏아웃은 인테리어 설계 기간 동안 임대료가 면제되는 조건을 뜻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원은 "소비 침체가 전반적인 문제인 만큼 가로수길만 개선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건물주 입장에서는 임대료를 낮추면 건물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렌트프리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dos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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