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영 국제 차관보, '홍조근정훈장' 수상
대통령·국무총리·행안부 장관 모두 '대행'
최 대행, 최 차관보에 "이번 훈장 휘귀본"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어라, 올해 훈장에는 전부 대행 이름이 쓰여 있네"
최지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외환시장 구조개선 등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 영향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달 '홍조근정훈장'을 받았습니다.
근정훈장은 공무원으로서 그 맡은 바 직무에 정려(精勵)해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입니다. 근정훈장은 5등급으로 구분되는데, 홍조근정훈장은 3등급입니다.
최 차관보의 수상을 두고 기재부 내부에서는 '받을 사람이 받았다'는 평가입니다.
기재부 소속 A 과장은 "최 차관보는 지난해 외환시장 구조개선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준비해 왔다"며 "그 결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끌어냈다"고 귀띔했습니다.
최 차관보와 함께 호흡을 맞춘 B 과장도 "외환시장 구조개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위급에서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이 있었는데, 이런 것들을 최 차관보가 직접 간담회를 주재하는 등 주도적으로 나서줬다"며 "최 차관보를 필두로 국제금융국이 똘똘 뭉칠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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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근정훈장은 더욱 특별하다고 합니다. 통상 훈장에는 대통령, 국무총리 그리고 행정안전부 장관 이름이 새겨집니다.
그러나 올해에는 대통령 권한대행과 국무총리 직무대행을 맡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름이 새겨졌다고 합니다. 행정안전부 장관 대신 직무대행을 수행 중인 고기동 대행 이름도 함께 쓰였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가에서는 "두 번 다시 받지 못하는 '쓰리(3명) 대행 훈장'"이라고 부러움 섞인 질투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한 정부 관계자는 "100년 뒤 진품명품에서 소개될 수도 있다"며 농담을 건넸습니다.
최 권한대행도 최 차관보에게 "이번 훈장은 '희귀본'"이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기재부 소속 C 과장은 "지난 4일 열린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도 최 대행이 대통령과 국무총리 표창에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습니다.
기재부 직원들은 이번 근정훈장 포상이 '대행 체제'를 가장 잘 나타낸 '기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C 과장은 "이번 훈장은 대행이 1인 4역을 숨 가쁘게 해내고 있다는 증거"라면서도 "언제까지 대행 체제가 계속될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plu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