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피해 속출...산불로 문화유산 위기
경북 의성·안동, 산불 확산으로 피해 극심
[세종=뉴스핌] 김보영 기자 =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경북 북동부 4개 시·군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이로 인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지난 22일부터 발생한 산불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모두 24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남 산청 4명 ▲경북 20명이다. 중상자는 ▲경남 5명 ▲경북 7명, 경상자는 ▲경남 4명 ▲경북 8명 ▲울산 2명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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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뉴스핌] 정일구 기자 =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영덕까지 확산된 가운데 26일 오후 경북 영덕군 지품면 일대 민가가 전날 번진 산불로 전소돼 있다. 2025.03.26 mironj19@newspim.com |
피해자들은 대피 중 차량 폭발이나 전복으로 고립돼 산불 지역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주거지 안팎에서 질식해 숨진 사망자도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북 의성에서는 이날 오후 12시 54분쯤 산불 진화 헬기 추락사고로 조종사 1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로 인해 전국 산불 현장에서 헬기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
사고는 이날 낮 12시 51분쯤,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에서 산불 진화에 투입된 강원도 임차 S-76B 중형 헬기가 추락했다. 추락 헬기는 공중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수행하던 중 전신주에 걸려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산림 당국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는 지역은 경남 산청과 하동, 경북 의성과 안동, 울산 울주 온양과 언양 등 모두 6곳으로, 1만7534㏊의 산림이 산불 영향 구역 내에 있다.
이 중 가장 피해가 큰 곳은 의성·안동으로, 1만5158㏊의 산림이 거센 산불 피해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불 피해를 본 주택과 공장, 사찰, 문화재 등은 모두 209곳이다.
동시다발 산불로 인해 이재민도 크게 늘어 2만7079명이 임시 대피소로 피신했으며, 이 중 1073명만이 집으로 돌아갔다. 나머지 2만6006명은 여전히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이번 산불로 의성 고운사와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 병산서원, 봉정사가 피해를 입었으며, 고속도로 상주에서 영덕, 예천에서 의성까지의 150여 ㎞ 구간은 이틀째 통제 중이다.
이와 같이 산불이 확산되면서 사망자와 부상자 수가 급증하면서 당국의 비체계적인 주민 대피 조치가 피해를 키운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2일 인근 도시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 지역 주민들을 사전에 미리 대피시키지 않은 채 전 주민에게 한꺼번에 대피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와 부상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으며, 해당 지자체들도 추가 피해자 파악에 나서고 있다.
kbo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