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으로 AI 도입...수익성은 '아직'
빅테크의 AI 로컬라이징에 이통사가 협력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인공지능(AI)의 발달과 함께 활용도도 늘어나고 있다. 챗GPT와 수다를 떠는 것은 물론 AI를 활용한 검색을 하고 AI로 각종 작업을 수행하기도 한다. 영업일을 하는 친구는 제안서를 AI로 만든 뒤에 챗GPT에 "내가 제안서를 만들면 그에 대해 내게 질문 3가지를 꼭 해줘"라고 요구하며 AI를 활용하고 있다.
취재 업무에서도 AI는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통화 녹음이 지원되지 않았던 아이폰을 10년 넘게 사용해왔는데 LG유플러스의 '익시오(ixi-O)'를 사용하며 통화 녹음을 할 수 있게 됐다. 아이폰 사용자라 어디서든 통화하며 타이핑을 해야 했던 과거를 떠나보내고 이제는 보다 편하게 전화하며 취재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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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 산업부 기자 |
네이버 '클로바노트'는 취재 현장의 풍경도 많이 바꿔놨다. 클로바노트로 녹음을 하며 워딩을 한다면 타이핑에서 놓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타이핑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녹음을 하면서 AI가 워딩을 얻을 수 있어 분명 편의성이 향상됐다.
AI가 엑셀, 워드처럼 도구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이통사들이 AI 서비스 경쟁에 열을 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SK텔레콤은 가장 먼저 아이폰 통화녹음을 지원하는 에이닷을 선보였고 이제는 업무용 AI 에이전트인 '에이닷 비즈'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아이폰 통화녹음, 스팸 차단, 보이스 피싱 탐지 등을 지원하는 AI 에이전트 '익시오'를 출시하고 지난해 아이폰, 올해 안드로이드폰에 적용했다. 최근에는 구글과 협력하기로 하면서 익시오에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KT 역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올해 한국적 AI를 국내에 출시한다는 예정이다.
그런데 이통업계에서 AI는 아직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통사들이 앞다퉈 AI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지만 아직은 의미 있는 수준의 수익화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AI 수출 추진을 하는 등 활발하지만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이통사들의 AI 서비스도 비슷한 수준이다. 기업간거래(B2B) 영역에서 AI컨택트센터(AICC), AI 데이터센터(AI DC)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AI 에이전트 영역에서도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그럼에도 이통사들이 AI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이는 이유는 바로 AI가 현재 산업계의 가장 큰 이슈이기 때문이다. AI는 이통사 뿐만 아니라 플랫폼 기업과 SI 부문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됐다. 오히려 이통사보다는 플랫폼 기업이 AI를 활용하기에는 가장 좋아보인다.
기업의 AI 수행 능력이 곧 경쟁력인 시대가 된 것이다. 이에 이통사들도 경쟁적으로 AI를 도입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과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주요 경영평가 지표로 활용되던 것처럼 이제는 AI 적용 여부가 기업의 경쟁력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빅테크가 국내에 진출할 때 이통사와 협력하는 점도 이통사들에는 AI에 힘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로 이통사들은 구글, MS 등 빅테크와 협력하면서 국내 시장에 생성형 형 AI 도입에 힘쓰고 있다. 볼륨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는 빅테크가 공략할 수 없는 로컬 영역에서의 서비스을 제공을 이통사들이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AI가 가장 중요하다. 빅테크와 협력이 곧 경쟁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AI는 분명 그동안 통신 중심이었던 이통사들이 ICT기업으로 체질개선을 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AI를 활용해 'AICT(AI+ICT)' 기업으로 전환을 목표로 내걸기도 했다. 앞으로 이통사들의 AI 적용은 점차 늘어날 것이고 수익도 점점 커질 것이다. AI가 경쟁력으로 꼽히는 시대에 이통사들의 AI 서비스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이통업계의 AI 지형도가 어떻게 변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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