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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원주민 예술운동가 자이더 에스벨,강렬한 문양의 회화 서울에

기사입력 : 2025년04월03일 13:02

최종수정 : 2025년04월03일 13:56

글래드스톤 서울, 자이더 에스벨 작품전 개최
아마존 대자연과 유대감 깃든 독특한 추상연작
오는 5월17일까지 전시‥아카이브 판화도 눈길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검은 바탕에 점점이 찍힌 오묘한 형상들이 칠보처럼 반짝인다. 브라질의 선주민(원주민) 아티스트 자이더 에스벨의 작품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자이더 에스벨 'O olho d'água e a guardiã' 2019. Acrylic on canvas 74.9 x 90.2 cm ©Jaider Esbell, 글래드스톤 갤러리 2025.04.03 art29@newspim.com

서울 청담동의 글래드스톤 갤러리는 브라질 출신의 현대미술가이자 큐레이터, 예술운동가로 활약했던 자이더 에스벨(Jaider Esbell, 1979-2021)의 한국 첫 개인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에스벨의 영롱하게 빛을 발하는 후기 회화와 드로잉, 그리고 아카이브 판화가 출품됐다.

에스벨의 작품은 짙은 검은색을 배경으로 그에 대비되는 강렬한 문양이 섬세하게 도드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에 온 작품들은 그리 큰 화폭은 아니고, 작품수도 많지 않지만 아프로-브라질리안(Afro-Brazilian) 작가로 열정적으로 활동하다가 일찍 생을 마감한 에스벨만의 독특한 시각언어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작품에서는 생태운동과 마쿠시(Macuxi)족 우주론에 뿌리를 둔 에스벨이 형성한 '아마존 대자연과의 깊은 유대감'이 오롯이 드러난다. 에스벨은 아크릴 물감도 주로 쓰는데 토속적인 식물성 염료도 함께 사용해 신화적 묘사, 새와 나무, 선인장과 같은 환경적 요소를 유기적으로 표현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브라질 선주민 작가 자이더 에스벨 개인전 전시 전경. [사진=글래드스톤 갤러리] 2025.04.03 art29@newspim.com

에스벨은 모든 생물체와 자연의 형상들이 상호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다. 또한 신화적 존재와 영혼들이 복잡한 생태계 속에서 상생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마쿠시족 후예로서 선조들의 뼈아픈 저항의 서사가 담겨 있다. 아울러 원주민에 대한 인식을 낮은 목소리이지만 올곧게 대변한다.

에스벨의 작품세계는 액티비즘과 생태학을 연관시키며 원주민과 그들의 땅 사이의 유대감을 높이고, 환경 의식의 제고를 호소한다. 비가 내리는 순간을 기념하는 순간을 담은 'A festa da chegada das chuvas'(2020)는 자연 속에서 발생하는 역동적인 상호작용과 주기적 순환을 포착하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자이더 에스벨(Jaider Esbell) 'A festa da chegada das chuvas' 2020, Acrylic and permanent marker on canvas 52.7 x 39.4 x 2.9 cm, framed ©Jaider Esbell,글래드스톤 갤러리 2025.04.03 art29@newspim.com

여러 작업에 걸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뱀, 새, 우주적 요소들은 문화적 상징을 넘어 정치적 은유로 기능한다. 특히 아마존 지역에 팽배한 착취적 추출주의(extractivism)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 시각이 담겨 있는 것이 특징아다. 예술, 혈통, 생태학이 교차하는 담론을 통해 형성된 에스벨의 '아티비즘'은 현대미술의 규범 안에서 원주민 예술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작가는 생전에 '아티비즘(artivism)'이라는 이름 하에 예술(art)과 액티비즘(activism)의 경계를 허무는 행보를 구가했다. 브라질 지역에서 컨템포러리 인디지너스 아트(Arte Indígena Contemporânea) 운동의 중심 인물로 꼽혔던 그는 원주민의 권리와 영토에 대한 인식 제고뿐 아니라 서양미술사의 전통을 초월하는 다양한 탈식민주의적 관점을 부각하는 전시공간 확보를 위해 힘을 쏟았다. 에스벨이 견인한 이 사회운동은 현지 아프로-브라질리안 공동체, 원주민, 역사적으로 소외되어온 이들의 작품활동을 부각시키는 데 기여했다. 전시는 오는 5월17일까지. 무료관람

[서울=뉴스핌] =브라질 선주민 작가 자이더 에스벨(Jaider Esbell)의 드로잉을 미네랄 프린트로 찍은 아카이브 연작 16점 중 한 점. 2016.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4.03 art29@newspim.com

◆자이더 에스벨은 어떤 작가?= 현재 원주민 영토로 지정되어 '테라 인디제나 라포사 세라 도 솔'로 불리는 브라질 호라이마(Roraima) 주 노르만디아(Normandia)에서 출생했다. 마쿠시족의 일원이었던 에스벨은 생전 현대미술가, 교육자, 작가, 큐레이터, 활동가로 활약하며 브라질 전역에서 원주민 예술을 널리 알리는데 앞장섰다. 작가의 다학제적 작품세계는 회화, 글, 드로잉,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태로 실현되며 생태적·정치적 액티비즘의 매개체로 다각도로 활용됐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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