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에르메스의 시가총액이 15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추월했다.
LVMH가 올 들어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한 반면, 에르메스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큰 흔들림 없이 주가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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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버킨백.[사진=로이터 뉴스핌]2024.03.21 mj72284@newspim.com |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명품업계가 크게 요동치는 가운데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에 상장된 LVMH 주가가 오전 중 7.5% 하락하면서 그룹의 시가총액이 2454억 유로(약 397조원)로 줄었다"고 말했다. LVMH 주가는 지난 1월 고점 대비 30% 이상 폭락했다.
에르메스 주가는 0.4% 하락하는 데 그쳐 시가총액은 2470억 유로(약 399조원)를 기록했다.
유럽의 명품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중산층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상적인 관세 전쟁으로 가중된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그 동안 글로벌 명품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오던 LVMH는 심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LVMH는 14일 그룹 내 가장 큰 사업부인 패션·가죽 부문의 매출이 지난 1분기에 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0.55%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던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수치였다.
지역별로는 미국에서 3%가 줄었고, 중국 등 아시아는 11% 감소했다.
RBC의 애널리스트 피럴 대다니아는 "이같은 실적은 LVMH의 잠재 수요 회복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를 증폭시킬 것"이라고 했다.
반면 에르메스는 초부유층 고객의 변함없는 수요와 엄격하게 관리되는 생산 시스템, 신중하게 조정되는 독점 판매권 등을 바탕으로 최근의 경기 침체 상황을 상대적으로 잘 헤쳐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FT는 "에르메스 고객들은 8000유로 이상에 판매되는 켈리백을 손에 넣기 위해 몇 달, 때로는 몇 년씩 기다릴 각오가 돼 있다"며 "에르메스 백은 재판매 시장에서도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에르메스의 독점성은 회사 가치 평가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 에르메스 주가는 예상 이익의 50배 수준인데 이는 다른 어떤 경쟁업체보다 높은 수준이다.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 캐롤 마조는 "에르메스는 독보적인 브랜드 선호도를 바탕으로 가장 높은 가격 결정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LVMH의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베르나르 아르노는 핸드백과 보석, 고급 주류 등 80개 이상의 브랜드를 보유한 그룹으로 키웠다.
이에 반해 에르메스는 단일 브랜드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아르노 LVMH 회장은 지난 2010년 에스메스를 인수하기 위해 지분 매입을 시도했지만 에르메스 이사회 반대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