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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들의 통곡이 넘쳐나는 4월, 다시 보는 '인혁당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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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인혁당 사건' 관련자 8명이 사형 집행
32년 만인 2007년 재심에서 8명 모두 무죄
'사법 살인'의 흔적, 과연 지워졌는지 의문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4월은 유독 슬픔이 덕지덕지한 시간이다. T.S. 엘리엇이 그의 시 '황무지'에서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라고 노래한 그런 사월이 아니다. 특히 이 땅에서는 어미들의 통곡이 넘쳐나는 계절이다. 지금부터 50년 전에도 어미들이 하루아침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자식들의 소식을 듣고 통곡했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1975년 4월 9일 2차 인혁당 사건 피해자 가족들이 사형집행 소식을 듣고 서대문 구치소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사진= 4·9 평화통일재단]    2025.04.17 oks34@newspim.com

1975년 4월 9일 새벽. '2차 인혁당 사건' 관련자 8명이 사형선고가 내려진 지 불과 18시간 만에 사형이 집행됐다. '사형선고 통지서'는 가족들에게 사형 집행 이후에 도착했다. 시신은 유족에게 전달되지 않은 채 바로 화장되었다. 이날 오전 체포된 지 1년 만에 처음으로 면회를 하기 위해 서대문구치소를 찾았던 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 가족들은 면회 대신 사형 집행 소식을 들어야 했다.

2차 인혁당 사건은 무엇인가. 첫 '인혁당 사건'은 한일회담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1964년 8월에 발표됐다. 당시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은 북한 노동당의 지령을 받은 대규모 지하 조직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재판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과 언론인들에게 2~3년의 실형 혹은 무죄가 선고됐다. 대부분 지령을 받는 바 없는 반정부 세력이었다. 그런데 1차 사건 관련자 중 한 사람인 김배영이 일본으로 밀항, 조총련에 가입한 후 북으로 월북했다. 이후 다시 남파된 그는 1차 인혁당 사건 관련자들과 접촉을 시도하다가 검거된다.

1972년 10월 유신 이후 1973년 8월에 김대중 납치 사건이 일어났다. 그러자 박정희 정부와 유신 체제에 대한 반대 운동이 격렬해졌다. 1974년 박정희 대통령은 '민청학련, 전국 민주 청년 학생 총연합이라는 지하 조직이 각계각층에 침투해 체제 전복을 노린다'라며 긴급조치 3호를 공포한다. 이어 그들의 배후에 북의 지령을 받는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가 있다고 발표했다. 소위 '2차 인혁당 사건'이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인혁당 사형수 8명의 이야기를 소재로 그린 만화. [사진 = 보리] 2025.04.17 oks34@newspim.com

회사원 우홍선(당시 45세), 일어 학원 강사였던 이수병(당시 38세), 경기여고 교사였던 김용원(당시 39세) 등이 중앙정보부 요원들에게 끌려갔다. 대구매일신문 기자였던 서도원(당시 52세), 삼화토건 회장이었던 도예종(당시 50세)도 있었다. 모진 고문이 이어졌다. 결국 '2차 인혁당 사건' 관련자들에게 대법원은 8명 사형, 7명 무기 징역형 등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재판 다음 날 사형이 집행된 것이다. 중앙정보부는 고문의 흔적을 감추려 주검을 탈취해 화장해버리기도 했다. 인혁당 재건위 조작 사건은 32년 만인 2007년 재심에서 8명 모두 무죄가 확정됐다.

그로부터 50년. '사법부의 정의가 똑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아주 간단한 진리를 우리는 생생한 현장을 통해 산공부를 하고 있다. 독재 정권에서 행해졌던 '사법 살인'의 흔적은 다 지워졌을까. 대구에서 인혁당 시건의 희생자들을 위한 위령비를 세우려던 시도가 무산됐다는 소식이다. 사형이 집행된 걸 알고 울부짖던 어미들의 슬픔이 아직도 4월의 하늘을 떠돌고 있는 것이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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