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부통령 "현재 전선에서 동결하고 종전해야...영토 포기해야"
푸틴은 사실상 동의
젤렌스키, 크림반도 포기 반발에 트럼프 비판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당한 영토를 양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종전안을 내놓고 "수용하지 않으면 발을 빼겠다"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를 방문하고 있는 J.D. 밴스 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종전안과 관련해 "살인을 멈춰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영토 경계선을 동결해야 한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현재 소유한 영토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라면서 "미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매우 분명한 제안을 했다. 이제 그들이 받아들일 때이며 (수용이 안 되면) 미국은 손을 뗄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와 관련, 밴스 부통령이 언급한 영토 양보 요구는 결국 러시아에 유리하고, 우크라이나에게 일방적 양보를 요구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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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설전을 벌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데 이어, 2022년 3월 전면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영토의 27%에 달하는 119,000km²의 영토를 점령하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쟁 전선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종전안을 미국 정부에 제안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현재 전선을 유지한채 종전하는 방안에 의견 접근을 이룬 셈이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러시아에 의한 강제 점령지 반환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그는 지난 22일에도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 점령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다시 저격하고 나섰다. 그는 23일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크림반도 양보에 반대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을 언급하면서 "이런 발언은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에 매우 해롭다"고 지적했다.
이어 크림반도는 이미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 시절에 '양도된 땅'이라고 주장하면서 "그가 크림반도를 원한다면, 왜 11년 전 러시아에 총 한 발 없이 넘겨졌을 때 싸우지 않았느냐"고 질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젤렌스키의 이와 같은 자극적인 발언이 이 전쟁의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라면서 "현재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그는 평화를 택할 수도 있고, 앞으로 3년 더 싸우다가 나라 전체를 잃을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매우 협상 타결에 가까워져 있다. 더는 협상 카드가 없는 그(젤렌스키)가 이제는 마침내 일을 끝내야 한다"면서 "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이 완전하고도 총체적인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