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스마트도시·공공주택' vs 김문수 '반값월세·1인주택'
이재명 공약, 집값 상승 우려…김문수 공약, 집값 안정 효과 전망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21대 대통령 선거에 나설 후보들이 잇달아 부동산 정책 관련 공약을 내놓으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와 공급 부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공통적으로 주택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를 중심으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민간 중심의 규제 완화와 세대공존형 주거 모델 도입을 강조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구체적인 공급 규모나 세부적인 내용들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공급형태가 갈리는 만큼 강남권 위주로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거나, 주거복지 확대로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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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스마트도시·공공주택' vs 김문수 '반값월세·1인주택'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선 후보가 주택공급 확대를 골자로 한 부동산 공약을 내놓았지만 공급형태가 갈리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다소 차이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달 25일 '미래형 스마트도시 구축'을 주제로 1기 신도시의 노후 인프라를 전면 재정비하고 노후계획도시 정비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1기 신도시 외에도 노후 구도심 개발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교통이 편리한 곳에 4기 스마트 신도시 건설 계획과 노후 공공청사와 유휴 국공유지를 복합 개발해 공공주택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서울의 노후 도심은 재개발·재건축 진입장벽을 낮추고 용적률 상향과 분담금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만 재건축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와 관련해선 언급이 없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대학가 반값 월세존 ▲1인 가구 전용 공공주택 ▲세대 공존형 아파트 등 세가지 핵심 공약을 제시했다.
반값 월세존은 민간 건축 규제 완화를 통해 유도하는 방식이다. 대학가 원룸촌 용적률·건폐율을 완화해 민간 원룸 주택이 반값에 공급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공공주택의 10% 이상은 1인형 오피스텔 등으로 특별 공급할 계획이다. 오피스텔 공급도 늘리고 세제 혜택을 마련할 방침이다.
공공택지 25%에 육아·돌봄이 가능한 구조의 생활 분리형 공존 주택 조성도 약속했다. 부모와 자녀가 가까이 살지만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결합청약제도를 신설해 가점 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다만 김 후보의 경우 한덕수 무소속 대선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부동산 정책 공약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 이재명 공약, 집값 상승 우려…김문수 공약, 집값 안정 효과 전망
이 후보의 공약은 정비사업과 신규 택지 확보를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는 반면 김 후보는 주거복지를 확대해 혜택을 더 주려는 모양새다. 주요 대상 역시 차이가 있다. 이 후보는 도심 재정비를 통해 무주택자나 신혼부부 중심으로, 김 후보는 청년이나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월세나 공급을 늘리는 형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김문수 후보의 공약을 보면 복지쪽에 가깝고 이재명 후보의 경우 주택을 확대하는 형태"라며 "크게 보면 이재명 후보가 규모가 좀 있고 덩어리가 크다고 하면 김 후보는 디테일하고 세부적이라고 봐야된다"고 말했다.
공통적으로 주택공급 확대를 목표로 하지만 공급형태에서 차별화가 있는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 공약이 집값을 올리는 형태라면 김 후보 공약은 집값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송 대표는 "(이 후보쪽 공약이) 다주택자 중심으로 규제를 강화하다 보니 지금처럼 재개발·재건축, 똘똘한 한채로 수요가 몰리며 집값이 상승하는 구조로 이어질 것 같다"면서 "김 후보쪽은 오피스텔이나 주거복지쪽으로 가다 보니 집값 안정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공급 확대 측면에서 소형주택 중심으로 되다 보니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사업과 똘똘한 한채 기조가 이어지면서 강남권에 위치한 단지들은 상승세가 한층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송 대표는 "똘똘한 한채 중심으로 가다보니 정비사업이 밀집된 강남권에서 가격이 올라가는 구조"라며 "특히 신규 아파트 중에서도 이른바 대장아파트로 불리는 경우는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대중 서강대 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양한 방법으로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 해도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면서 "실질적으로 공급이 이뤄지기 전까지 주택 부족현상 등으로 아무래도 집값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