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장중 13%대 폭락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머스크는 자신의 도움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일론에게 매우 실망했다"며 "나는 일론은 많이 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론과 나는 아주 멋진 관계를 가졌지만 나는 우리가 계속 그럴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효율부(DOGE)에서 머스크의 업적을 높이 평가한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나왔다.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규모 감세안(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에 노골적으로 반대하면서 두 사람 사이의 갈등 골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론은 전기차 의무 조항을 제외했기 때문에 화가 난 것이고 이것은 전기차에 엄청난 돈이었다"면서 "그리고 전기차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들은 우리가 수십억 달러를 보조금으로 주기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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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블룸버그통신] |
머스크도 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어쩌라고"라고 적고 "EV(전기차)와 태양광 인센티브 삭감 조항은 법안에 그대로 둬라. 비록 석유·가스 보조금은 전혀 손대지 않은 채로 말이다. 하지만 법안에 포함된 엄청난 양의 역겨운 '포크배럴(지역 이익을 위한 예산 낭비)'은 없애야 한다. 인류 역사상 이처럼 크고 아름다운 법안은 존재한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진 게시글에서 머스크는 "내가 없었으면 트럼프는 선거에서 졌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하원을 지배했을 것이고 공화당은 상원에서 51석 대 49석을 차지했을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2억5000만 달러를 쓴 최대 기부자였다. 이어 머스크는 "고마운 줄도 모른다"고 적었다.
머스크 CEO는 X에서 사용자들에게 "미국에서 중간의 80%를 진짜로 대표하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 때일까?"라는 설문조사를 개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테슬라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 중이다. 미국 동부 시간 오후 3시 39분 테슬라는 전장보다 13.80% 내린 286.22달러를 기록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