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는 디미노어에 3-1 역전승 거두고 8강 안착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프로 테니스는 프로 골프와 함께 상금이 가장 많은 개인 종목 중 하나지만 경기 방식과 육체적 소모는 크게 다르다. 골프 메이저 대회는 나흘간 72홀을 돌 수십억원의 상금을 받을 수 있는 반면, 테니스 메이저 대회는 2주 가까이 5세트 경기를 7번 모두 이겨야 정상에 설 수 있다. 광활한 필드를 걸으며 샷을 하는 골프와 달리, 테니스는 좁은 코트에서 순간적인 방향 전환과 강한 스트로크를 반복하는 고강도 스포츠다. 이처럼 경기 구조 자체가 몸에 가해지는 부담을 다르게 만들기에 대회 도중 부상으로 기권하는 사례는 테니스 쪽이 훨씬 더 많다.
세계 21위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가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를 상대로 두 세트를 선취하고도 부상으로 기권했다. 신네르도 경기 중 다쳐 메디컬 타임을 부르고 치료를 받았다. 반면 38세 나이에도 건장한 조코비치(세르비아·6위)는 디미노어(호주·11위)를 상대로 1세트를 내준 뒤 2, 3, 4세트를 연달아 따내며 8강에 올랐다. 조코비치는 뛰어난 기량과 함께 대회 기간 철저한 체력 관리로 '미스터 페펙트'라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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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디미트로프가 8일(한국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기권패를 선언하고 눈물 흘리며 코트를 떠나고 있다. 2025.7.8 psoq1337@newspim.com |
디미트로프는 8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6-3, 7-5로 앞서던 3세트 게임 스코어 2-2 상황,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40-0으로 리드 중이었다. 네트 근처에서 발리를 시도하던 중 오른쪽 가슴 근육에 통증을 느꼈고 결국 라커룸으로 들어갔다가 기권을 선언했다.
디미트로프는 지난 5개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경기 중 기권하는 불명예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34세 베테랑에게 부상 악령은 이번에도 발목을 잡은 것. 경기 초반부터 강한 서브와 날카로운 스트로크로 신네르를 압도하던 디미트로프는 이날 에이스 14개, 위너 36개를 기록하며 한 수 위의 경기력을 보였지만 또 한 번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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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8일(한국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부상당한 디미트로프를 지켜보며 위로하고 있다. 2025.7.8 psoq1337@newspim.com |
신네르는 1세트 첫 게임에서 넘어지며 팔꿈치를 다쳤고 이후 내내 통증을 안고 경기를 이어갔다. 경기는 패색이 짙었지만, 상대의 기권으로 가까스로 8강에 진출했다. 짐을 싸는 디미트로프를 도와주며 위로해준 신네르는 "오늘 내가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디미트로프는 대단한 선수다. 빠른 회복을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네르는 8강에서 벤 셸턴(미국·10위)과 맞붙는다. 상대 전적은 신네르가 5승 1패로 앞서 있다. 다만 팔꿈치 부상이 심각할 경우 향후 일정이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있다.
조코비치는 16강전에서 디미노어를 상대로 1세트를 1-6으로 내준 뒤 6-4, 6-4, 6-4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4세트 게임스코어 1-4로 뒤지던 상황에서 연속 5게임을 따내며 노련하게 흐름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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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조코비치가 8일(한국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는 팬들에 답하고 있다. 2025.7.8 psoq1337@newspim.com |
조코비치는 8년 연속 윔블던 8강에 진출했다. 통산 16번째 윔블던 8강이자 메이저 대회 50번째 8강 진출이다. 조코비치의 다음 상대는 세계 24위 플라비오 코볼리(이탈리아). 코볼리는 전날 경기에서 2017년 윔블던 준우승자 마린 칠리치를 꺾고 생애 첫 메이저 8강에 올랐다.
남자 단식 8강 대진은 신네르-셸턴, 조코비치-코볼리, 알카라스-노리, 프리츠-하차노프로 짜였다.
여자 단식 8강 대진도 정해졌다.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는 라우라 지게문트(독일·104위)와 맞붙는다. 4번 시드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는 류드밀라 삼소노바(러시아·19위)와 4강 진출을 다툰다. 또 다른 대진은 어맨다 아니시모바(미국·12위)-아나스타시야 파블류첸코바(러시아·50위), 미라 안드레예바(러시아·7위)-벨린다 벤치치(스위스·35위)로 구성됐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