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국채 금리 4.34%…입찰 수요 기대 웃돌아
트럼프, 7개국에 고율 관세 예고…통화정책 변수로 부각
연준 회의록 "금리 인하 소수 의견"…시장 기대 후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재무부가 9일(현지시간) 실시한 10년물 국채 입찰이 시장의 강한 수요를 이끌어내며, 미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회피)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전장보다 7.7bp(1bp=0.01%포인트) 하락한 4.34%를 기록했고, 2년물은 4.7bp 내린 3.862%에 거래됐다. 2년-10년물 금리차는 3bp 좁혀진 48bp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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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10년물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2025.07.10 koinwon@newspim.com |
이날 재무부가 실시한 390억달러 규모 10년물 국채의 발행 수익률은 4.362%로 발행 전 거래 수익률을 0.3bp 하회했다. 시장 예상보다 수익률이 낮게 결정됐다는 의미다. 지난달 입찰 때에 비해서도 5.9bp 낮은 수준이다.
응찰률은 2.61배로 전달 2.52배에 비해 높아졌으며, 이전 6개월 평균치 2.57배도 웃돌았다.
액션이코노믹스의 김 루퍼트 전무는 "이번 입찰은 수월하게 소화됐다"며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견고함을 보여준다. 셀 아메리카 심리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악화되는 재정 전망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확대 정책이 외국인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가 확산돼 있었다. 하지만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현재 금리 수준에서 장기물 국채 입찰 규모를 늘릴 계획은 없다"고 밝히며, 장기물에 대한 우호적 심리가 유지되고 있다.
마뉴라이프 투자운용의 마이클 로리치오 미국 금리 트레이딩 총책은 "시장 참여자들은 공급 확대에 대한 내성이 있으며, 재무부도 발행 관리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실시된 580억 달러 규모의 3년물 입찰은 다소 미지근한 수요를 보였으며, 재무부는 10일에는 30년물 220억 달러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 트럼프, 관세 압박 지속…연준 금리인하 기대 '제동'
채권시장 강세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 알제리, 리비아 등 7개 중소 교역국에 관세 서한을 보내 고율 관세를 예고했다.
서한은 오는 8월 1일부터 알제리와 리비아, 이라크, 스리랑카에는 30%, 브루나이와 몰도바에는 25%, 필리핀에는 2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7일 한국, 일본 등 14개국에 관세 서한을 발송한 데 이은 것이다.
관세 확대가 물가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당분간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날 공개한 6월 회의록에서도 "이번 달 안에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위원은 소수에 그쳤고, 대부분은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주요 리스크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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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와 일본 엔화 지폐 [사진=블룸버그] |
시장 참가자들은 연내 금리 인하 횟수 기대치를 줄였고, 이에 따라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최근의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달러/엔 환율은 147.19엔까지 올랐다가 146.35엔으로 소폭 하락했으며, 이번 주 들어 1.5% 상승하며 작년 12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 중이다.
한편, 유럽연합(EU)은 10%의 기본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유로/달러는 소폭 하락한 1.171달러를 기록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안트예 프레프케 FX 전략가는 "시장에서는 미국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가 적을 것으로 예상하며, 금리 차이가 유로 강세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화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는 지난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광범위한 '해방의 날' 상호관세 계획을 발표한 이후 6% 이상 하락한 상태다. 이 관세 계획은 시장에 매도세를 촉발했지만, 대부분의 조치는 양자 간 무역협정 협상을 위해 유예되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에 따른 불확실성에 달러화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모넥스 USA의 트레이딩 책임자 후안 페레즈는 "앞으로 (달러가) 어디로 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는 듣기에는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앞으로 펼쳐질 롤러코스터 같은 시장 상황은 받아들이고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