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대다수 미국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엡스타인 성 추문 사건과 관련해 정보를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입소스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9%는 트럼프 정부가 엡스타인의 고객 명단에 관한 세부 사항을 숨기고 있다고 밝혔으며 반대 의견은 6%에 불과했다. 나머지 약 25%는 확신이 없다고 답했다.
엡스타인은 지난 2019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연방 기소됐으며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팸 본디 법무장관을 비롯해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법무 관계자들은 엡스타인과 연루된 인사들을 폭로할 문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었다. 지난 2월 본디 장관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엡스타인 고객 명단이라고 불리는 문서에 관해 묻자 "지금 그것은 내 책상 위에 있다"며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본디 장관의 대변인은 이 같은 발언이 고객 명단 자체를 의미한 게 아니라 전체 관련 사건 파일을 두고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이달 초 공개된 미 법무부(DOJ)와 연방수사국(FBI)의 2쪽짜리 메모에 따르면 조사관들은 엡스타인의 고객 명단과 관련 범죄 혐의를 입증할 만한 자료를 발견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진영은 트럼프 정부의 엡스타인 정보 처리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 중 35%가 이 사안에 대해 정부를 지지한다고 밝혔고 29%는 반대, 나머지는 확신이 없다고 밝히거나 응답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 이슈에 집착하는 지지자들을 "약골들"이라고 표현하며 "그들의 지지는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 엡스타인과 사적인 관계를 맺었다. 엡스타인의 성 추문 스캔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현재 수감 중인 길레인 맥스웰의 재판에서 엡스타인의 전용기 조종사였던 로런스 비소스키는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전용기에 여러 차례 탑승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전용기를 탄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미국 성인 102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오차 범위는 약 ±3%포인트(%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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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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