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해임설 하루 만에 진화…채권시장 안정세 회복
6월 소매판매 '깜짝 반등'…관세보다 소비심리 우위
달러, 국채금리 상승에 힘입어 반등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의 국채금리가 17일(현지시간) 전 구간에서 소폭 상승했다. 예상보다 견조한 6월 소매판매와 고용지표가 발표되면서 금리가 일시적으로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완화 재개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이날 오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4.463 %로 소폭 올랐으며, 지표 발표 직후 한때 4.495%까지 상승했다. 10년물 금리는 지난 한 달간 23.1bp(1bp=0.01%포인트) 올랐고, 1년 전보다 27bp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30년물 국채금리 역시 해당 지표 발표 직후 일시 상승했으나, 이후 소폭 하락해 5.009%를 기록했다. 30년물은 이달 들어 총 24bp 상승했다.
연준의 통화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3.2bp 오른 3.917%를 기록하며 단기 금리 기대를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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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10년물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2025.07.18 koinwon@newspim.com |
모간스탠리의 비샬 칸두자 이사는 "(미국의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점이 시장에 다시 반영되고 있다"며 "일각의 경기 둔화 우려와 달리, 수요가 견고하다는 점이 국채 금리에 상방 압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16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계획이라는 보도 이후 단기물 금리는 급락하고 장기물 금리는 급등하면서 채권시장에 변동성이 확대됐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보도를 부인하면서 시장은 안정세를 회복했고, 목요일에는 잇따른 경제지표 발표에도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 6월 소매판매 0.6% '깜짝 상승'…"소비자, 관세 우려보다 지갑 열었다"
미 상무부는 이날 6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0.1%)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5월의 -0.9% 감소에서 확연한 반등을 보였다.
미국 투자은행(IB) 제프리스의 톰 사이먼스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은 관세 이슈나 시장 불확실성에 움츠러들기보단 오히려 고가 내구재 구매에 나섰다"며 "이는 방어적 소비가 아니라 기회적 소비"라고 평가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7,000건 줄어든 22만1,000건으로 집계되며 고용시장 안정 흐름을 뒷받침했다.
필라델피아 연준 제조업지수는 7월 15.9로 상승,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6월 수입물가는 0.1% 상승, 수출물가는 0.5% 상승하며 무역지표 역시 회복 흐름을 보였다.
◆ 달러, 파월 해임설 진화에 반등…유로·엔 약세 전환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강세로 돌아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해임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를 부인하면서 시장의 불안을 진정시켰고, 동시에 국채금리 상승세가 달러를 지지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DXY)는 이날 0.41% 오른 98.75를 기록, 유로화는 0.45% 하락한 1.1582달러에 거래됐다. 유로는 장중 1.1555달러까지 밀리며 6월 23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뱅크오브뉴욕 멜론 산하 반노크번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전략가는 "상반기 내내 이어진 달러 약세에 대한 숏커버링(공매도 청산)과 국채금리 반등이 단기 강세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주요 통화들도 달러 강세에 눌려 약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148.73엔으로 0.58% 상승(엔화 약세)했으며, 이는 전날 기록한 4월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일본에서는 총선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 연정이 참의원 과반 확보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며 불확실성이 커졌다.
영국에서는 5월 임금 증가율이 둔화되고, 고용자 수가 감소하면서 파운드가 약세 전환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0.1% 하락한 1.3405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호주달러는 고용지표 부진 여파로 0.64% 하락, 0.6484달러에 거래되며 2021년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