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시장 파장 및 법적 장애물 등 근거로 만류"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해임을 만류했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단독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거짓 기사가 나왔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WSJ는 베선트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적인 자리에서 파월 의장을 해임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파월 의장 임기가 10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고 시장도 대통령의 정책에 호의적으로 반응하고 있는데 굳이 리스크를 질 필요가 없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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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베선트 장관은 특히 파월 해임이 미국 경제와 금융 시장에 미칠 파장, 연준이 이미 연내 금리 인하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 해임을 위해 넘어야 할 정치적, 법적 장애물 등을 근거로 해임이 적절치 않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종료 전 파월을 해임한다면, 파월 의장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재판은 내년 봄까지 이어질 수 있는데, 그때면 파월 임기도 거의 끝나게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에서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서한의 초안을 꺼내 보이며 이를 실제로 단행할지 의원들에게 의견을 묻는 등 해임을 작정한 듯한 강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월가에서는 베선트 재무장관처럼 시장 예상 반응을 모를 리 없는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해임을 거부할 것이란 인식 때문에 해당 리스크가 실현될 리스크는 낮다고 판단했지만, 해임 관련 헤드라인 자체는 굵직한 시장 변수로 떠올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WSJ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SJ가 오늘도 어김없이 거짓 기사를 냈다"면서 자신은 파월 해임이 시장에 나쁘다는 설명을 (베선트로부터) 들을 필요도 없고 이미 시장에 뭐가 좋고 나쁜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아니었다면 증시는 지금처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고, 아마 대폭락했을 것이다! 그러니 정보를 정확히 알도록 해라. 사람들이 나에게 설명하는 게 아니라, 내가 그들에게 설명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설마'하는 파월의 해임이 현실화하면 연준의 독립성 훼손이 불가피하며 이는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초래할 것이라 경고 중이다.
연준의 독립성은 미국 금융시장의 핵심 원칙 중 하나로, 이 원칙이 훼손된다는 인식은 달러와 미 국채에 대한 급격한 매도세를 촉발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금융시장과 경제, 나아가 국제적 평판에 심각한 장기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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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사진=트럼프 트루스소셜 계정] 2025.07.21 kwonjiun@newspim.com |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