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 유럽의 주요 3개국이 12일(현지시간) 유엔에 서한을 보내 "이란이 이달말까지 핵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스냅백' 메커니즘을 발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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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본사 앞에서 펄럭이는 이란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스냅백은 2015년 세계 주요국과 이란이 체결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포함된 것으로 이란이 핵 개발과 관련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즉각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참여국 중 단 한 나라라도 위반이라고 주장하면 제재 복원이 가능하다.
당시 이란 핵합의는 국제사회에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 등 6개국이 참여했다.
이란 핵합의는 오는 10월 18일 만료될 예정이다. 스냅백 조항은 만료되기 한 달 전에 발동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 등 유럽 3개국의 외무장관들은 이날 서한에서 "이란이 8월 말까지 외교적 해결책에 도달할 의향이 없거나 연장 기회를 잡지 못할 경우 (유럽 3개국은) 스냅백 메커니즘을 발동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서한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 안보리 앞으로 발송됐다.
3개국 장관은 "제한적인 연장을 통해 새로운 핵 협정 체결을 목표로 한 회담에 더 많은 시간을 제공할 수 있다"며 "동시에 핵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제재를 재부과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3개국은 "핵 합의 연장 제안에 대해 이란으로부터 아직 답변이 없다"고 밝혔다.
이란은 유럽 3개국이 핵 협상 재개를 촉구할 법적 또는 도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유럽의 3개국은 2015년 핵합의에 담긴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다"며 "스냅백 메커니즘은 더 이상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과는 지금 협상할 이유가 없다. 제재를 해제할 수도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그들이 공격한다면 그것은 그들에게 종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럽 3개국은 이란에 대한 제재 복원은 "명백하고 선명하게" 법적으로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란 핵 개발과 관련된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폭격 이후에도 이란은 대화의 창은 열려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그들의 주장은 더욱 강경해졌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 더해 미국이 더 이상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보장하고 전쟁 피해 보상에 나서야 한다는 등의 조치를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