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어제 외무성 협의회 개최
"역사 흐름 바꿀 위인 아니다"
"미국의 특등충견" 등 거친 발언
한미 정상회담 앞둔 압박 성격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역사의 흐름을 바꿀 위인이 아니다"며 격렬한 비난을 퍼부었다.
또 이재명 정부의 잇단 대북 유화책에 대해서도 "조항 조항이 망상이고 개꿈"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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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사진=공동취재단] 2022.09.19 yjlee@newspim.com |
20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9일 평양에서 외무성 주요 국장들과 협의회를 열고 김정은의 대외정책 구상을 전달했다.
김여정의 언급이 오빠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중이 실린 내용이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여정은 이 자리에서 "이재명 정권이 들어앉은 이후 조한 관계의 개선에 생색을 내려 하고 있다"며 "하지만 악취 풍기는 대결 본심을 평화의 꽃보자기에 감싼다 해도 자루 속의 송곳은 감출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문재인으로부터 윤석열에로의 정권교체 과정은 물론 지난 수십 년간 한국의 더러운 정치체제를 신물 나도록 목격하고 체험한 사람들"이라며 "결론을 말한다면 보수의 간판을 달든, 민주의 감투를 쓰든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한국의 대결야망은 추호도 변함이 없이 대물림하여 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은 이러한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을 위인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김여정은 또 "한국의 그 누구라도 미국의 특등충견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거친 비난을 퍼부었다.
북한이 이 대통령을 직접 거명해 비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회의에서 김여정은 '이중인격', '천치', '몽상', '풍토병' 등의 격한 표현을 구사해 비난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이 대통령이 한미 합동 군사연습(UFS) 첫 날인 18일 '방어적 훈련'임을 강조한 발언에 대해서도 "전임자들의 타령을 그대로 외워 대고 있다"고 비난공세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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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최신형 구축함 최현호에 올라 함실 내부를 돌아보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5.08.20 yjlee@newspim.com |
회의에서 김여정은 "지금 한국의 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작은 실천들이 조약돌처럼 쌓이면 상호간의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하면서 조약돌이요, 신뢰요, 인내심이요 하는 방랑시인 같은 말만 늘어놓는가 하면 한국 당국에 종사하는 정동영이라는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한 주요 업무계획 보고에서 그 무슨 5가지 핵심과제라는 것을 표방하였다"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중앙통신은 "협의회에서 김여정 부부장은 국가의 주권안전에 지속적인 위험을 조성하고 있는 적수국들에 외교적으로 선제대응하고 급변하는 지역 및 국제 지정학적 상황을 우리의 국익에 유리하게 조종해 나갈 데 대한 김정은 동지의 대외정책 구상을 전달하였으며 당면한 외교활동 방향과 관련한 진지한 토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여정은 지난 14일 담화에서 최전방 대북방송 확성기 철저와 한미 합동 군사훈련 규모 조정 등 이재명 정부의 잇단 유화조치에 대해 "평가받을 만한 일이 못되며 헛수고로 될뿐"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북한의 잇단 대남 담화 공세는 대북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에 일단 차단벽을 치면서 한반도와 남북관계 정세 등을 시간을 두고 살피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 오는 25일로 예정된 이 대통령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앞두고 이재명 정부를 압박하고 한미, 한일 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치려는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