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 판정' 논란 배구 한일전…스포츠윤리센터 조사 착수
시스템 개선 목소리 커져…제대로 된 응원 문화 만들 기회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한일전 승리보다 공정한 판정을 바라는 팬들의 마음이 모여 세상을 바꾸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16일 진주에서 열린 2025 코리아인비테이셔널 한일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4년 만에 값진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팬들의 마음은 복잡했다. 팬들은 환호하면서도, 편파 판정 논란에 대해선 이의를 제기했다. 당시 5세트 11-10 상황에서 한국의 서브는 라인을 명백하게 넘었으나 '인'으로 선언되는 등 애매한 상황마다 유리한 판정이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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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16일 진주체육관에서 열린 코리아인비테이셔널 진주 국제여자배구대회 일본전에서 포인트를 올리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
결국 팬들은 행동에 나섰다. 한 팬은 18일 대한체육회에 '편파 판정한 심판을 징계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달라'는 민원을 제출했고, 사건은 체육회를 거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 조사로 이어지게 됐다. 스포츠윤리센터 관계자는 20일 "전날 사건이 접수돼 담당 조사관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2020년 설립된 문체부 산하 기관이다. 그동안 주로 선수 인권 침해나 기관 비위를 다뤘지만, 개별 경기 판정이 공식 조사로 들어간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윤리센터는 조사를 통해 문제가 드러나면 관련 기관에 징계를 권고할 수 있다.
이번 일은 '국뽕'으로 대표되는 한국 스포츠 응원 문화에서 공정성이 승리보다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여러 팬 커뮤니티에는 '승리보다 중요한 건 공정' '이기고도 찜찜한 건 진짜 승리가 아니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과거 한일전 승리가 지상 최고의 목표였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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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진주체육관 5325석 관중석이 가득 찬 가운데 2025 코리아인비테이셔널 국제여자배구대회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치러지고 있다. [사진=대한배구협회] |
여자배구 대표팀에게도 이번 논란은 아쉽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강등 이후 자신감 회복이 필요했던 상황에서 거둔 승리였지만, 판정 논란으로 성과가 빛을 잃었다.
스포츠에서 공정성은 그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가치이다. 윤리센터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에 따라 배구는 물론 국내 스포츠 전반의 공정 판정 시스템 강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