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중학교 씨름부 감독이 제자를 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대한씨름협회가 해당 지도자에게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 처분을 내렸다.
협회는 28일 공식 발표를 통해 "경북 상주의 한 중학교 씨름부에서 발생한 '삽 폭행 사건'의 책임을 물어 지도자 A씨를 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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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씨름협회 로고. [사진 = 대한씨름협회] |
앞서 지난 27일 경북씨름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사건을 심의한 끝에 지도자 A씨의 행위가 심각한 인권 침해이자 지도자로서 자격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 징계 수위를 최고 단계인 제명으로 의결했다.
문제가 된 사건은 지난 6월 5일에 발생했다. A씨는 학교 씨름장에서 훈련을 받던 2학년 학생을 지도 도중 삽으로 머리를 내려쳐 부상을 입혔다. 그러나 당시 사건은 지도자와 학생이 외부에 알리지 않으면서 약 두 달간 은폐됐다. 진실은 지난달 28일, 피해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던 순간 아버지에게 발견되어 구조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사건의 심각성을 뒤늦게 파악한 학교 측은 즉각 경찰에 아동 학대 혐의로 지도자 A씨를 고발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대한씨름협회도 강력한 제재를 결정하면서 해당 지도자는 씨름계에서 사실상 퇴출당하게 됐다.
협회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연이어 후속 조치를 내놓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대한씨름협회장 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국민과 씨름 관계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했다. 이어 21일 구례에서 열린 제17회 구례전국여자천하장사 및 대학장사씨름대회에서는 대회에 참가한 지도자 및 임원들을 대상으로 폭력 근절과 예방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한씨름협회는 "스포츠 인권 보호를 위해 지금까지 매년 강습회를 통한 대면 교육과 선수·지도자 등록 과정에서의 온라인 교육 등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내 훈련장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협회는 "학생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재정비하고, 다시는 유사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며 "씨름이 모든 국민이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향후 협회는 재발 방지를 위해 전국 씨름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교육도 준비하고 있다. 오는 9월 3일에는 전국 지도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폭력 근절 및 예방 활동'을 주제로 특별 교육과 함께 씨름인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또한 9월 14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제1회 삼척이사부장군배 전국장사씨름대회에서도 참가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부별 교육을 별도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