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중국 본토에서 역외 증시로 자금 유출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본토에서 해외 증시로 빠져나간 자금은 81조에 달해 15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국내·외 증시로 발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당국도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이를 장려하는 분위기다.
1일 니혼게이자이가 인용한 중국 외화관리국 자료에 따르면 주식 등 증권투자를 목적으로 대륙 밖으로 송금한 금액에서 국내로의 송금액을 뺀 순유출액은 7월 중 583억달러(81조 1478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6월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월간 기준으로는 2010년 이후 최대다.
외화관리국은 지난 6월 해외투자 규제를 완화했다. 미국과의 관세 갈등이 누그러지고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를 팔려는 움직임이 진정되면서 고삐를 늦췄다.
유출 자금의 주요 행선지 중 하나는 홍콩 증시다. 본토 증시와 홍콩 증시를 연결하는 후강퉁·선강퉁 데이터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 본토 자금의 홍콩 주식 순 매입액은 1조 홍콩달러(약 19조엔)에 육박,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금액보다 20% 많았다.
덕분에 올해 홍콩 항셍지수는 20% 넘게 상승, 닛케이 225지수와 미국 다우존스 지수의 상승률을 압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 열풍으로 홍콩에 상장된 본토의 빅테크 종목들이 강세를 이끌었다.
중국 본토 증시도 랠리를 구가하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015년 8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국이 지난 5월 보험사의 주식 매수 요건을 완화하고 8월 8일부터 국채 이자 소득에 대한 과세를 재개한 영향이 컸다.
중국 정부는 자산 시장발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도록 주식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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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화사 = 뉴스핌 특약] 중국 소재 증권사 객장에서 한 고객이 주식 시세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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