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기소 전까지 특검 거쳐간 인물만 최소 80여 명
'공범 수사' 멈추지 않아…김 여사와 연결관계 찾을 것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출범 58일 만에 김 여사를 법정에 세웠다. 아울러 구속영장이 기각된 피의자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기로 하는 등 강력한 수사 의지를 과감히 드러내고 있다.
삼부토건·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청탁 및 '집사 게이트' 등 핵심 의혹 관계자 8명도 함께 재판에 넘기며 수사가 정점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으로부터 조사받은 인물이 가장 많은 만큼, 수사 범위 역시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통일교 관련 수사는 정치권에서 상당히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감지된다.
◆ 김 여사 구속기소…여섯 차례 소환 끝에 '10억원대' 범죄 수익 명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김 여사를 여섯 차례 소환한 끝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천개입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연계된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 기소 시 법원에 추징보전을 청구하며 범죄수익 약 10억3000만원 상당을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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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김 여사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
이는 특검팀이 출범 이후 김 여사를 포함해 소환조사를 80회 이상 진행하며 관계자들과 김 여사 간의 '공범 관계'를 입증해 낸 덕이다. 주가조작에서 김 여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의 공모 관계가 인정돼 약 8억1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이와 함께 공천개입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선 전성배 씨와의 공모관계가 인정됐다. 이에 김 여사는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 통일교 측으로부터 총 2억7000만원 상당 여론조사, 8000만원 상당 금품 등을 수수한 당사자가 됐다.
그간 특검팀은 주가조작에 연루된 계좌관리인이자,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지목된 이 전 대표, 금품 등 전달자로 지목된 전씨, 금품 제공자로 알려진 통일교 관계자들의 혐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이며 구속영장을 발부받았고, 김 여사에 앞서 이들을 재판에 넘기며 혐의를 다져왔다.
통일교 관련 의혹은 한학자 총재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 거물급 인사에 대한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특검 주변의 시각이다. 한 총재는 구속기소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통해 교단 현안을 청탁하고자 권성동 의원과 김 여사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 '삼부토건 기업인·김예성' 구속기소에도 남은 숙제…'김건희 없는' 김건희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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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중간점검. [사진=김아랑 미술기자] |
이런 가운데,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달리 삼부토건 주가조작과 김 여사와의 명확한 연결고리를 입증해 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삼부토건의 이일준 회장·이응근 전 대표를 재판에 넘겼으나, '그림자 실세' 이기훈 부회장이 도주하며 혐의 입증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특검팀의 수사가 본격적인 전환점을 맡게 된 것은 김 여사의 구속 당일, '집사 게이트' 김예성 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나면서부터다. 특검팀은 귀국한 김씨를 공항에서 체포한 뒤 구속 수사하며 그가 김 여사를 내세워 184억원을 부적절하게 투자받았다는 의혹의 실체에 다가가게 됐다.
다만 이날 184억원 중 일부를 본인 채무 상환에 사용한 혐의 등을 받는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고 알려진 민경민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 대표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며 수사의 동력이 약화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특검팀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방침을 알리며, 향후 수사에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인한 차질을 빚지 않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특검팀이 구속영장 발부를 확신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특검팀이 여전히 "김 여사와 관련된 부분이 투자의 배경이 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이 사실상 투자사들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도 예고한 만큼, 추후 김 여사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