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폴란드 방산기업과 현지 합작법인(JV) 설립
현대로템·KAI, 폴란드 현지 생산 확대...유럽법인 신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국내 방산기업들이 유럽의 '방산 블록화' 대응 차원에서 유럽에 현지 생산 시설을 갖추고, 합작기업을 설립하는 등 유럽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EU)이 8000억 유로(약 1290조원) 규모의 유럽 재무장 계획을 내놨는데, '바이 유러피안(유럽산 구매)'에 대처하기 위해선 현지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역외기업을 배제하려는 유럽의 방산 블록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글로벌 방산시장에서의 인지도와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한화에어로, 폴란드 방산기업과 현지 합작법인(JV) 설립
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기업인 WB그룹과 다연장로켓 천무의 유도탄 생산을 위한 현지 합작법인(JV) 설립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작법인은 생산시설 인프라 구축, 현지채용 등을 통해 천무의 폴란드 수출형인 '호마르-K(Homar-K)'에 탑재되는 사거리 80km급 유도탄(CGR-080)을 생산할 계획이다. 합작법인에서 생산하는 물량은 폴란드에 우선 공급하고 추후 양사 협의를 통해 탄종을 다양화하고, 유럽 내 다른 국가로의 수출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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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무 다연장 로켓 [사진=한화에어로] |
한화에어로는 또 지난 4월 루마니아의 대학들과 산학 협력관계를 맺고 최신 방산 기술 및 인력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루마니아와 K9 자주포 등 1조4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2027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나서기 위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는 것이다.
루마니아 현지 자주포 생산시설 건립에 따른 현지 인력 채용, 산학 장학생 지원, 대학 내 연구개발(R&D) 센터 설립, 현장실습 인턴십 등 인적교류, 교환학생 과정 개설 등에서 폭 넓게 협력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유럽의 방산 블록화로 수출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지화를 통한 시장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합작법인을 비롯해 다양한 지역별 맞춤 현지화 전략으로 대한민국 방산의 글로벌화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 현대로템·KAI, 폴란드 현지 생산 확대...유럽법인 신설
현대로템도 지난달 폴란드와 K2 전차 261대를 추가 공급하는 2차 이행계약을 체결하면서 폴란드형 K2전차 일부는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현대로템은 현지 생산 거점을 통해 K2전차 추가 수주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유럽에 전투기 유지보수(MRO)센터를 설립해 수출한 다목적 전투기 FA-50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현지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KAI는 지난 2022년 FA-50 48대 수주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유럽 시장 확대를 위해 폴란드에 유럽 법인을 신설하기도 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이 미국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단은 유럽 자체적으로 해결하려 하겠지만, K9자주포나 전차, 로켓 등 재래식 무기의 경우 한국산을 구매 리스트에 올릴 수도 있다"며 "그 만큼 유럽 시장에서 K-방산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