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계열사 참여, R&D 외국인 인재 집중 채용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 산업 핵심 직무 개방
인력 유출 우려 속 보상·성과급 개선 요구도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그룹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 경력사원 채용에 나섰다. 반도체와 바이오 등 첨단 산업 핵심 직무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인재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인력 유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합리적 보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10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물산 등 10개 계열사가 오는 22일까지 외국인 경력사원을 모집한다. 지원자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 이상을 보유해야 하며, 성적이 없을 경우 내년 2월까지 제출하면 된다.
![]() |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삼성은 지난 2023년부터 국내에서 외국인 공채를 도입했고 이번 채용은 다섯 번째다. 특히 연구개발(R&D) 인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회로설계, 반도체공정설계, 공정기술, 소프트웨어개발, 기구개발, 환경·안전·보건(EHS)·인프라 기술, 컴퓨터응용공학(CAE) 시뮬레이션 등에서 외국인 전문가를 찾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조과학기술(MSAT)과 위탁개발(CDO) 공정 분야에서 채용을 진행한다.
삼성이 외국인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반도체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에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핵심 반도체 인력이 경쟁사로 이직하거나 해외 기업으로 유출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우수 인재 확보가 절실해졌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인재 유출을 막는 동시에 경쟁사 수준의 보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성과급 제도 개선을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기술 인력에 대한 합리적 보상이 뒤따르지 않으면 글로벌 인재 확보는 물론 기존 인력의 이탈도 막기 어렵다는 의미다.
삼성은 외국인 인재 채용과 함께 정기 공채 제도도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일까지 삼성전자를 포함한 19개 계열사가 하반기 신입사원을 모집했다. 삼성은 1957년 국내 최초로 공채를 도입한 이후 여성 공채 신설(1993년), 학력 제한 폐지(1995년) 등 열린 채용 문화를 선도하며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초 임원대상 교육에서 기술과 인재 영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라며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특급 인재를 모셔 와야 한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